길 / 메리 붓다마스 처음부터 길이라는 것이 있었겠는가 내가 가고 사람들이 가다 보면 길이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외로움이 있었겠는가 외로움도 자꾸만 외로워하고 알아주다 보면 깊은 병도 되는 거겠지 외로움은 길과 같은 것 오늘 같이 햇볕 좋은 날 이제는 그 길을 접고 또 다른 길 하나 걸어 보면 어떨.. 시조 & 시 2018.12.10
일종의 / 박범신 나는 일종의 장애자 평생 똑바로 걷는 게 힘들었네 자꾸 깊어지는 가을 받들어 모시기도 쉽지 않고 장애는 끝나지 않아 허공보다 영원하다네 --- 박범신씨는 어찌 글을 이다지도 잘 쓸 수 있을까 ?? --- 시조 & 시 2018.11.28
여기에 우리 머물며 / 이기철 여기에 우리 머물며 이기철 풀꽃만큼 제 하루를 사랑하는 것은 없다 얼만큼 그리움에 목말랐으면 한 번 부를 때마다 한 송이 꽃이 필까 한 송이 꽃이 피어 들판의 주인이 될까 어디에 닿아도 푸른 물이 드는 나무의 생애처럼 아무리 쌓아 올려도 무겁지 않은 불덩이인 사랑 안보이는 나라.. 시조 & 시 2018.11.24
가을비 어제 ,, 가을비 억수같이 내리더니 온 천지에 온갖 낙옆이 수북히 쌓였다 .. 인생도 이렇게 한 순간에 훅~ 하고 가는구만 ... --- by 삘 --- 시조 & 시 2018.11.09
낙엽에게 / 나호열 낙엽에게 ---- 나호열 ---- 나무의 눈물이라고 너를 부른 적이 있다 햇빛과 맑은 공기를 버무리던 손 헤아릴 수 없이 벅찼던 들숨과 날숨의 부질없는 기억의 쭈글거리는 허파 창 닫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을 때 더 이상 슬픔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하였다 슬픔이 감추고 있는 바람, 상처, .. 시조 & 시 2018.11.02
나뭇잎 / 이생진 나뭇잎 ---- 이생진 ----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 시조 & 시 2018.10.30
바람 부는 날의 풀 바람 부는 날의 풀 --- 윤수천 ----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주기 때문이다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곁의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주고.. 시조 & 시 2018.10.25
인생을 말하라면 ...... 인생을 말하라면 --- 김현승 --- 인생을 말하라면 모래 위에 손가락으로 부귀를 쓰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팔을 들어 한조각 저 구름 뜬 흰 구름을 가리키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눈을 감고 장미 아름다운 가시 끝에 입맞추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입을 .. 시조 & 시 2018.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