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운동화 / 유상옥 비오는 날 교문에서 고삼 아들 기다리던 김씨 아저씨 아들 운동화 젖는다고 자기 슬리퍼 신기고 아들 운동화는 품에 안고 간다 우산은 아들 위에 있고 아버지는 엇비슷하게 걷는다 맨발로 걷는 아버지는 아들 운동화를 아기 안듯 안고 간다 장화 한 켤레 사주지 못한 죄인이 땅 밟을 자격 없다고 투덜대는데 아들은 아빠 어깨를 껴안는다 질퍽거리는 거리를 두 사람이 한 몸처럼 날고 있다 둘은 운동화 한 켤레 타고 하늘을 나른다 집 한 채 없고 변변한 직장 없어도 비행기 한 대쯤 있다 꿈 조종사 운전하고 항해지도 없어도 갈 곳은 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쉬지 않고 날라서 꿈이 닿은 곳이면 내릴 것이다 운동화 비행기 타고 멀리 멀리 날 것이다 西北美 문인협회 詩부문으로 등단 현재 美 오리건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