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서 ..... 류시화 죽음 앞에서 류시화 열 살무렵에 나는 급성 신장염을 앓았다. 증상이 심해 두 달 가까이 학교를 다니지 못했으며, 어머니의 등에 업혀 마을의 유일한 병원인 보건소에 가서 이틀에 한 번씩 혈관주사를 맞아야 했다. 몸이 붓고 소변을 볼 수 없어 소금이 든 음식은 일절 먹을 수 없었다. 아.. 시조 & 시 2017.05.21
슬픔의 기원 / 박범신 내내 여름이었네. 커튼을 열고 창을 열고,수시로 냅다 달려나가 너를 찾아 해맸어. 계단은 두 단씩 건너뛰고 때로는 위험한 비행도 마다하지 않았지. 가끔은 네가 있다는 곳에 도달하기도 했었지만 그러나 매번 너는 그곳에 없더군. 너를 찾아 너무 빨리 달리다가 정작 네가 누구였는지 .. 시조 & 시 2017.05.03
내가 흔들릴 때 / 안희선 내가 흔들릴 때 / 안희선 내 혼자 힘으로 살아온 것이 아님을 이제사, 깨닫습니다 나 홀로 서있는 지금에서야 황야의 세찬 바람에 흔들리며, 문득 깊은 잠에서 깬 것처럼 깨닫습니다 애써 가라앉힌 마음에서도 끊임없이 회한이 솟구칩니다 오만했던 삶을 조용한 눈물로 쏟아내고 싶습니.. 시조 & 시 2017.03.27
사랑과 증오 / 안희선 사랑과 증오 가벼운 사랑이라 할지라도 탓하지 말라 그것은 무거운 증오보다 아름다우니 무거운 사랑이라고 자랑하지 말라 그것은 가벼운 증오보다 더 쉽게 가라앉으니 - 안희선 시조 & 시 2017.03.21
나는 잠이 오지 않는다 나는 잠이 오지 않는다 예전에는 책을 읽지 않으면 대학생 취급을 받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생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대학생 대접을 받는다. 예전의 대학가에서는 서점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가에서는 술집이 호황을 누린다. 예전에는 호스티스들이 여대생 흉내.. 시조 & 시 2017.02.21
산다는 것 / 유 하 산다는 것... 눈에 보이는 것 만 믿고 살면 참 수월할텐데 보이지도 않는 것들을 더 믿고 살아야 되니 마음 다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사는건 바람같아 종잡을 수가 없고 마음은 날씨같아 통제가 안된다. 오늘은 잔뜩 흐렸으니 내일은 해가 뜨려나 겨우 꽃이 좀 피려는데 다시 비바람 .. 시조 & 시 2017.02.21
쓸쓸함에 대하여 ..... 종일 "호밀밭의 파수꾼" 을 들고 있어요. 젊음이 참 쓸쓸한 거라고 새삼 느끼면서요. 내가 여전히 쓸쓸한 건 내가 늙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 안에 여전히 젊음이 남아 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이란 걸 깨닫는 중이에요. 당신 역시 그럴지도요. 지금, 아니면 내일, 혹 쓸쓸하다고 느낀다면, 당.. 시조 & 시 2017.02.09
혼자 놀아요 - 안희선 혼자 놀아요 / 안희선 그대가 날 떠나간 후, 나는 혼자 놀아요 그대의 일부였던 나는 그대 안에서 지워졌겠지만, 나의 전부였던 그대는 지울 길이 없네요 그래서, 나 혼자만의 시간에도 그대 아닌 나는 없네요 그대의 그림자 같은, 내가 혼자 놀아요 그대 안에서 하얗게 지워진, 내가 혼자 .. 시조 & 시 2017.01.30
아내 - 홍형표 아내, / 홍형표 아내가 요즘 많이 아프다 나는 내가 아플 때보다 더 아프다 * 未등단 시인으로 詩作 활동 중 --------------------------- <감상 & 생각> 이 詩 소개는 사실, 某 사이트에 한 번 올렸던 거다 왜 다시 올리느냐 하면, 문득 드는 한 생각이 있어서다 그 생각이 뭐냐 하면, <부부의 .. 시조 & 시 2017.01.30
사랑을 위한 변명 - 안희선 사랑을 위한 변명 사랑이 희미해지는 세상에, 사랑을 말한다는 것 그건, 보잘 것 없는 열정과 덧없는 노고(勞苦)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랑없이 사는 게 차라리 홀가분하다고, 계산 빼면 아무 것도 없는 이 시대에 사랑은 위험하고 거추장스러운 일이라고, 심지어 .. 시조 & 시 2017.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