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당 종소리 / 최돈선 교회당 종소리 최돈선 아직도 시골 교회 종루엔 쇠불알 흔들며 벽이 문이라 소리치는 메아리가 숨어 있다 #군더더기 여전히 세상에는 자기 팔 흔들면서 자기 말만 옳다고 소리치는 벽창호들만 수두룩하다. 나르시소스에게 수 천번 사랑을 고백해 본들 끝말만 계속 되풀이 하는 <에코>.. 시조 & 시 2019.10.05
행복 / 나태주 행복 나태주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군더더기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행복, 그거 별거 아니라고.... 마음 먹기에 달린 행복이라면 까짓것 생각을 바끄면 될까? .. 시조 & 시 2019.10.04
그 후 / 박범신 물가에 혼자 앉아서 이제 그만 고즈녁 저물어야지 그물을 거두어 돌아가는 어부처럼 더러는 기우는 햇빛이 더 붉을 수도 있다고 불끈 말하고 싶을 때에도 쉬, 표시나지 않게 저물어야지 누군가의 등 뒤에서 내가 이윽고 캄캄해 지고 나면 아무렴, 그게 바로 사랑이겠지 가끔은 그리운 사.. 시조 & 시 2019.10.03
엄마 걱정 / 기형도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 시조 & 시 2019.09.30
문장의 기원 / 담배를끊고 나서 / 박범신 --------------------------------------- 인생사 모든 것을 알고난 후라서 인지 .... 이 사람은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초월한 듯 하다. --------------------------------------- 문장의 기원-담배를 끊고나서| 2019.09.24. 22:15 박범신(wach****) 닫기 문장의 기원 / 담배를 끊고 나서 / 박범신 반 세기가 훨씬 넘는 긴 시.. 시조 & 시 2019.09.25
가을밤에 흔들리며 / 유영호 가을밤에 흔들리며 유영호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가을이 지나가는 소리였다 꽃비 내리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만산홍엽이고 나무는 잎을 털며 비움을 시작했다 낙엽 바스락거리던 길 위로 무심한 바람이 지나가고 가을과 나의 간격은 점점 멀어진다 뒷모습을 아쉬워하.. 시조 & 시 2019.09.23
말의 감옥 / 윤희상 말의 감옥 윤희상 혀끝으로 총의 방아쇠를 당겨 혀를 쏘았다 쏟아지는 것은 말이 아니라, 피였다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입안에서 자라는 말을 베어 물었다 그렇더라도, 생각은 말로 했다 저것은 나무 저것은 슬픔 저것은 장미 저것은 이별 저것은 난초 끝내는 말로부터 달아날 수.. 시조 & 시 2019.09.20
바람의 발자국 / 김경성 바람의 발자국 김경성 키 큰 느티나무의 몸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바람을 보았다 나뭇잎의 낱장마다 속속들이 소소속 바람이 박히는 소리, 그 소리 나무의 몸속으로 들어가 나이테의 행간을 휘돌아서 쏴 와와와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바람의 신발 한 짝 두 짝 주워서.. 시조 & 시 2019.09.20
너와 나 / 김기철 너와 나 김기철 살갑게 만난 날은 멀고 긴한 일상도 없는데 그저 자그만 주변 이야기 어떻게 지냈고 기분은 어떤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좋아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그리워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너와 나 숱한 나날이 꼭 오늘 같지 않겠지 지금은 몹시 그.. 시조 & 시 2019.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