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노사(蘆沙) 기정진(1798-1876)의 시 ? 시조 ??

낙동대로263 2019. 6. 1. 14:49


우지이행지자 상안락(右知而行之者 常安樂)

이대로 행하는 이는 늘 안락하리라.



處世柔爲貴요  剛强是禍基라
처세유위귀     강강시화기


發言常欲訥하고  臨事當如癡하라
발언상욕눌        임사당여치


急地常思緩하고  安時不忘危하라
급지상사완        안시불망위


生從此計면    眞個好男兒리라
일생종차계    진개호남아



세상을 사는 데는 부드러움을 귀히 여기라.
굳세고 강하기만 한 것이 재앙의 근원이니라.


말을 할 때는 언제나 천천히 하려 하고
매사에 임할 때는 마땅히 어리석은 듯이 하라.


급한 지경을 당하면 항상 천천히 생각해 보고
평안할 때에도 위태롭던 때를 잊지 말지어다.


한평생 이러한 인생의 계략을 잘 실행해 나간다면
진실로 호남아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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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순창 출신. 본관은 행주(幸州). 초명은 기금사(奇金賜), 자는 대중(大中), 호는 노사(蘆沙). 판중추부사 기건(奇虔)의 후손이고, 아버지는 기재우(奇在祐)이며, 어머니는 안동 권씨로 권덕언(權德彦)의 딸이다.

성리학에 대한 독자적인 궁리와 사색을 통하여 이일분수(理一分殊) 이론에 의한 독창적인 이(理)의 철학을 수립하였다.


생애 및 활동사항

1815년(순조 15) 양친을 여의고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장성 하남(河南)으로 이사하였다.

1828년 향시에 응시하고, 1831년 사마시에 장원으로 합격하였다.


이후 명성이 조정에 알려져 1832년 강릉참봉(康陵參奉)이 주어졌고, 1835년(현종 1)에는 다시 현릉참봉(顯陵參奉)이 주어졌으며, 1837년에는 유일(遺逸: 학식과 덕망이 높아 과거를 거치지 않고 높은 관직에 임명될 수 있는 학자)로 천거되어 사옹원주부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사의를 표하였다.


1842년 전설사별제(典設司別提)로 임명되었으나 취임 6일 만에 병을 핑계 삼아 사임하고 귀향하였다.

얼마 뒤 평안도도사, 1857년 무장현감, 1861년 사헌부장령, 1864년 사헌부집의 등에 임명되었으나 끝내 나아가지 않았다.

1862년(철종 13) 임술민란이 일어나자, 「임술의책(壬戌擬策)」을 써서 삼정(三政)의 폐단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을 방책을 제시하려 하였으나, 소장의 말미에 이름을 쓰고 과거시험의 답안지처럼 봉하라는 조정의 지시로 인해 상소할 것을 포기하였다.


1866년(고종 3) 병인양요가 일어나자 서양세력의 침략을 염려하여 그 해 7월 「육조소(六條疏)」라 불리는 첫 번째 「병인소(丙寅疏)」를 올렸다. 그 내용은 외침에 대한 방비책으로 여섯 가지를 제시하고, 민족 주체성의 확립을 주장한 것으로 당시의 쇄국정책과 보조를 같이하는 것이었다. 후에 나타나는 위정척사(衛正斥邪)의 사상은 이 소장에 이론적 기초를 두고 있다.


이 소장이 고종에게 받아들여지고, 조정에서 그의 식견이 높이 평가되어 그 해 6월 사헌부집의, 7월에는 동부승지, 8월에는 호조참의, 10월에는 가선대부의 품계와 함께 동지돈녕부사(同知敦寧府事) 등에 제수되었으나 모두 취임하지 않았다.


그는 동지돈녕부사에 임명되자 이를 사양하는 두 번째 「병인소」를 올렸다. 여기에서는 당시의 국가적 폐습을 준엄하게 비판하고, 지도층인 사대부에게 청렴결백한 기풍이 없음을 우려해 삼무사(三無私: 공자가 사심이 없는 세 가지에 대해 말한 것으로 하늘, 땅, 해와 달처럼 사심 없이 천하를 위해 봉사하는 일. 곧 지극히 공평한 것을 지칭함)를 권장하도록 강조하였다.

이어서 공조참판·경연특진관(經筵特進官)에 위촉되었으나 사양하였고, 1877년 우로전(優老典: 나이 많은 사람에게 대우하여 내리는 벼슬)으로 가의대부(嘉義大夫)가 주어졌다. 그 해에 장성 하리 월송( 月松: 지금의 진원면 고산리)으로 이사하였으며, 이듬 해 그곳에 담대헌(澹對軒)이라는 정사를 짓고 많은 문인과 함께 거처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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