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가시 / 이영춘

낙동대로263 2019. 6. 4. 23:54


가시
 
            이영춘
 
가시에 찔려 본 사람은 안다
그 생채기 얼마나 쓰리고 아픈가를
피 멍울멍울 솟아나는 진통을
한 사람의 독기 어린 혓바닥이
우리들 가슴에 얼마나 많은 피를 솟게 하는가를
 
가시에 찔려 본 사람은 안다
나는 또 얼마나 많이 남의 가슴에 가시를 박았을 것인가를
 
한 치 혓바닥에서 묻어나는 그 독기.
돌밭, 가시밭에 몸 박고 사는 엉겅퀴처럼 툭툭
불거진 가시가 얼마나 큰 암 덩어리였던가를
 
가시에 찔려본 사람은 안다
내 몸에 가시가 박혀 피 철철 흘리듯
남의 가슴에도 피 흘리게 하였을 것인가를


 
#군더더기


잘 못 쓴 글은 지우개로 지우면 그만이지만
한 번 뱉은 말은 다시는 담을 수 없는 것.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했습니다.
날카로운 말의 가시에 찔려 비명을 질러 본 적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나는 상대방에게 함부로 내 뱉은 말로 상처를 준적은 없는가요?


이영춘님의 시 `가시`는 자신이 하는 말에 대하여 뒤 돌아보게 하는 한 편의 시입니다.
상대방에게 배려 없이 말을 내 뱉기 전에 꼭 15분만 생각하고 한다면

말의 가시로 남을 아프게 하지 않고 말로써 죄를 짓지는 않는 다는 것.


다 함께 다시 한 번 생각 해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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