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이야기

아버지의 놀이터

낙동대로263 2013. 6. 8. 21:41

 

 

 

 

얼마 전, 경미한(?) 자동차 사고를 당한 아버지가 부탁한, 놀이터 일거리인 콩모종을 솎아내고 잡초를 베어내고 이곳 저곳 풀과 잡목을 베어내고 정리하고 정돈해 두고 왔다... 이 일을 하면서 내가 느낀 바는 아버지가 이 놀이터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리 정돈이 전혀 되지 않은 장비와 도구들 하며 ,,,  

온 천지에 자라고 있는 잡초들 하며 ,,,

뭐가 뭔지 어디에 있는지 두서도 없고 순서도 없는 혼돈 그 자체의 상태였다... 

 

이런 곳에서 뭘 하나 찾으려면 온 천지를 뒤져야 할텐데...   어찌 이렇게 어지럽게 해 두고 있노 ...  하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이렇든 저렇든 아버지의 놀이터이니 ...   아버지를 도와드린다는 생각으로 일했다.

 

그러면서 입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버지요,  여기 와서 고생하고 일 안되고 돈 쓰지 마시고,, 고마 집에서 놀면서 돈써도 아무 말도 안합니다....  집에서 노이소 ...

 

 

 

 

콩모종 솎아내기를 반 쯤 마치고 ...   이랑작업하며서 솎아낼려니 속도가 안나더라 ..

어떤 놈이 안 쓴다는 선그라스를 얻어온 것이 저 놈인데 .. 참 좋다.

색상도 그리 어둡지 않고, 색조가 브라운 계열이라 눈에 나쁜 청색광을 잘 차단해 줄 것이고 ...

 

근데 ....   내가 전성기 때에는 장 * * 이니 정 * * 이니 ....  하는 애들은 문 안에 들어 주지도 않았는데 ... 

이젠 팍삭 갔구만 ...  에구 .........   세월에 장사 없다카더마는 ...................

 

 

 

이제부터는 잡초제거 작업입니다... 

일하고 난 후에 보면 제일 표시가 잘 나는 작업이라는 점은 좋기는 한데 ...

그노무 잡초는 돌아서면 온 천지에 퍼져있고 ...  끝이 없는 것이 ....  어쩌면 농사는 잡초와의 전쟁인 듯 ...

 

 

 

 

아버지가 보충용으로 쓸려고 뿌려둔 콩이 싹은 낫지만 상태가 불량하다.

위조현상이 심한데 ...  물을 주고 왔지만 쓸 놈이 있을라나 모르겠다...

 

 

 

점심먹고 인근의 '자수정동굴 오토캠핑장' 을 사전 답사하러 갔다.

올라가는 길은 볼 만하고 비교적 시원하기 까지 했다.

 

 

 

 

결론은 파이다 ... 

나무가 없어서 그늘이 전혀 없고 200평 정도 되는 잔디밭이 중간에 있는데 전부 그리로 몰려서 완전히 난민촌 수준이다.

사진으로 보면 난민촌인지 아닌지 잘 표시가 나지 않겠지만 ...   육안으로 보면 이건 아주아주 파이다... 빽빽하다.

이래서는 사람에 치여서 휴식이 될 리가 없다..  그냥 캠핑 한 번 했다는 것일 뿐이다.... 

사람없는 겨울이면 올 만 할 것도 같다..  근데 작은 산의 꼭대기 부분이라 꽤 춥고 바람이 심할 것만 같다.

 

 

 

사람들이 가지 않는 곳의 모양은 이러하다.

여기 텐트 쳤다가는 맑은 날에는 땡볕에 굽히고 ,,  비라도 오면 완전히 진흙반죽이 될 것 같다...   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