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고뇌의 근원들 ....

낙동대로263 2012. 10. 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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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면서 ....

누구를, 

또는 무엇을 ,,,,

좋아하고

미워하고

증오하고

존경하고

아끼고

사랑하고

안타까워하고

걱정하고

배려하고

........................  이른바 '고뇌의 근원' 이라고 하는 것들이다.

 

이 모든 것이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해탈' 을 하려면 이 모든 것을 '내려놓아라' 라는 표현을 하는가 보다.

 

그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면 어떻게 될까 ?

모두 내려놓으면 나에게는 무엇이 남아서 나를 '나' 라는 존재로서 이 세상에 '존재' 하게 만들까 ?

'나' 라는 존재의 특징과 '나' 라는 생물의 인성과 특이성과 가치는 어떻게 될까 ?

 

그러한 것들을 모두 내려놓으면 ,,,

그것들과 연관되어진,,  그것들과 연결되어 내가 취하는 모든 행동과 사고와 이성과 감정도 없어질 것이다.

고뇌의 대상이 없어진다면 고뇌할 필요가 없고 그 모든 것들로 부터 자유로와진다면 그걸 '자유' 라고 할 수가 있을까 ?

그렇게 된다면 '나' 라는 존재가 가진 인성, 성격, 행동방식, 개체의 특이성 등등 ,,   그 모든 것도 의미가 없어지지 않겠는가 ?

 

그런 상태가 된다면 과연 '존재' 한다고 할 수는 있을까 ?

난 그런 상태에서 과연 '무엇' 으로 이 공간 속에서 존재하며, 이 시간을 보낸단 말인가 ?

그런 나에게 시간과 공간은 어떤 '의미' 가 있을까 ? 

그런 나에게 시간과 공간이란 것이 '필요' 하기나 한 것일까 ?

 

그러한 상태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이성과 감정이 존재할 필요도 없고 존재의 가치도 의미도 사라질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무생물의 상태가 그러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생물로서의 고뇌를 벗어던진 생물은 무생물과 같다는 것인가 ?

생물과 무생물을 구성한 분자와 원소가 별다른 점이 없는데 ,,,  그 '고뇌의 근원' 을 벗어던짐으로서 무생물이 될 수가 있단 말인가 ?

아마도 생명현상을 가진 무생물이 될 것 같다....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 ....  

그 차이란 것이 별 것도 아닌 작은 것도 같은데, 그 것은 극복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차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내 마음 속의 짐을 벗어버릴 수 있다면, 그 짐을 내려놓는 순간 그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 무섭다.

그 '내려놓다' 는 상태가 아련히 그립기도 하고 경험해 보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세속적이고 감정적인 호기심이다.

그러나 이 짐들이 있음으로서 난 그 짐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나를 '나' 답게 만들고 있고, 인정받고 있고, 남들과 다른 존재로서의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 

이 짐들은 나에게 있어서 짐이기도 하지만 내 업보이고 내 가치이고 내 의미이고 ,,, 나아가서는 나를 구성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쉽사리 버릴 수도, 내려놓을 수도 없는 내 인연의 끈이기도 하고 ....

 

신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산소, 탄소, 수소, 칼슘, 인, 마그네슘 등등일 것이다.

그 신체를 통제하는 내 정신과 마음의 구성요소가 바로 이러한 고뇌의 근원이 되는 것들이 아닌가 ?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 그건 내가 벗으려고 한다고 벗어날 수가 있는 것도 아니요,,

내려놓고 싶어도 그렇게 간단히 내려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이 짐들과 나는 같이 갈 수 밖에 없는,

이 염증이 날만큼 이 짐들이 싫으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그 짐을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안심이 되는 이 희안한 이율배반적인 내 감정을 나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  

싫고, 귀찮고, 지겹고, 밉고, 부수고 싶고, 집어 던지고 싶고, 보기도 싫은  이 짐들이 나에게 주는 감정이 그렇게 혼란스럽다 ....  

 

너무도 오묘해서 나 스스로도 나를 판단할 수 없는,

내가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정의를 내리지도 못하고 관계를 판단하지 못할 것만 같은 ,,,,, 

진드기 같이 달라붙어 있는 이 지독한 애증이 교차하는 고뇌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른지 .... 

 

 

 

결국,,,   그 짐들은 나를 구성하는 요소이다 ........    싫든 좋든 .............

그것들이 없어지면 나는 결국, 나를 잃어버리게 될 것만 같다.   그래서 버리지 못할 것 같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이런 사실을 확인한다는 것이 나를 더욱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또한 사실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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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경지에 이르러 보고 싶은 욕심도 있으나, 그 역시 과욕과 집착이 아닌지 ... 하는 모호함을 동반한 판단력 부족과,,,

끝내 길을 나서지 못하는 것은 현실에서의 인연을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책임감과 의무, 그리고 미련 때문인 듯 ....


인간 으로서의 여러가지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선뜻 길을 나서지 못하는 원인인 듯 ....
그리고, 이 모든 원인을 알면서도 극복할 수 없는 나약함과 현실에 안주하려는 안이함도 원인인 듯 ...

 

결국, 이 모든 것들이 나 하나로 끝났으면 하는 대단히 시건방지고 허망하기 까지 한 희망을 말하면서 주저앉는 것은 ....

이러한 상념이 주는 혼란과 번민과 통증이 괴롭기도 하고,

이건 너무도 알듯말듯 ...  

애간장을 태우면서..........   거기에다 끝을 짐작하기 어렵다는 것이 .......    더 지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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