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여행 ... 대학 전반기

낙동대로263 2012. 9. 20. 06:57

 

 

 

대학이라는 곳에 입학을 했다.

 

그 당시의 대학입학은 예비고사라는 국가적인 시험을 치고 그 성적에 따라 경북, 부산, 경남, 경기 등등 성적에 알맞은 지역을 선정하여 그 지역에 있는 대학을 가야하는 제도였는데 ....   난 부산과 경북을 지망했다.

왜냐하면 부산은 집이 부산이니 별스런 이유도 없이 그렇게 적었고 경북을 지망한 이유는 서울은 너무 멀고 경남에는 마땅한 학교가 없어서 였다..   난 내심 집에서 멀리 탈출하기 위해 경북을 갔으면 ...  하고 바라고 있었고 , 그렇게 되었다.

 

난 짐을 싸면서 인생 최고의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  아버니의 간섭을 피할 수 있다는 것과 미지의 세계로 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충만한 만족을 느끼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떠났다.

 

대학생활은 만족감, 자유로움, 실험, 성장, 좌충우돌의 시기였다...  누구나 그랬겠지만 ...

 

고등학교의 빡신 공부에 비해 대학의 공부는 쉬웠고 그럭저럭 적성에도 맞는 편이라 열심히도 했었고 재미도 느끼면서 공부를 했고...

시간도 많이 남아돌아서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난 주말이면 도서관에 가서 내가 예전에 알고자 했던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찾았는데 ...  내가 알고자 하는 생명의 근원 이라든지 하는 문제에 대한 책은 찾기가 어려웠다...   실망했다....  도서관 직원에게 물어도 '그런 책을 찾는 사람이 있어야 ... ' 했다.

 

이노무 대학에는 철학과도 있는데 ... ??  싶었지만, 보고 배우고 알 수 있는 기준이 없고 생각할 뭔가를 던져주는 근원이 없으니 할 짓이 없어진 느낌이었다...  역시나 나 스스로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은 나에게 있어서 큰 과제였다.

 

말하고 싶어도 말 할 대상도 없고 ...

듣고 싶어도 말하는 놈이 없으니 ...

철학과에 가서 도강을 할까도 싶었지만 어느 과목이 뭔지를 몰라서 그거도 어렵고... 시간도 맞아지지 않고 ...

내가 과제로 생각하는 문제를 다루는 전문가 집단에 들어간다는 것이 좀 캥겼고 학점도 자신이 없었고 ...

이리저리 생각만 하다가 ......   결국 나는 대학생활하는 동안에는 이 문제를 생각하지 않기로 결정해 버린다.

놀거리도 너무 많고 ...  자유에 겨워서 그런 시간 날리는 일을 하기도 싫어졌고 ...   그런 것이 중지한 이유였던 것 같다.

 

 

 

 

 

 

난 다른 도전할 과제를 찾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내가 태어나기까지의 근원적인 문제를 과제로 정하고는 알아보기 시작했다면, 대학에서는 이왕에 내가 태어났으니 ㅐ어난 후에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학생이니 공부를 해야한다는 눈 앞에 닥친 과제가 있고 ... 

건강해야 이 모든 것이 잘 풀린다는 생각을 하고는 운동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몸으로 하는 운동 그 자체보다는 운동을 하게 하는 신체의 내부적인 작용을 알아야 잘 될 것이라는 생각에 운동역학, 운동생리학 등등의 과목을 체육대학에 가서 듣기 시작했다...  시간이 잘 맞지 않아 듣다말다 했지만 ...  체육대 학생들이 어찌나 공부를 게을리 하는지 난 꽤 괜찮은 성적을 받았다...  주 전공이 아니라서 그리 열심히 하지도 않았는데 성적이 괜찮았던 이유는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탓에 그런 분야에 대한 관심과 재능이 약간 있었다고 생각되고, 공부 안하는 학생들 틈에 들어가서라는 것도 이유가 되었다.

 

체대생들은 대부분 남녀불문하고 키도 크고 덩치도 좋고 늘씬했다.

그 중, 한 여학생을 알게 되었는데 키가 나보다 큰 육상선수였고 학과의 여학생 대표인동 뭔동을 하는 .... 체격도 당당한 ....  당시만 해도 여학생의 체격이 그리 크지 않았던시절이었으니 둘이서 같이 가면 남들의 눈길을 끌기에 딱 좋았다.  그 선수가 나에게관심을 표했다.

 

어느 날, 날 보자고 하더니 왜 여기 오느냐고 물었다.

난 왜 여기 와서 강의를 듣는지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게 경북 어느 대도시 시내의 흔해빠진 막걸리집이었다. ----  당시에는 카페니 뭐니 그런 것 없었다. -----  듣더니 말했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문제인데 ...  하면서 운을 떼더니 ....  듣고보니 그렇네 ....  하고 말을 이어가더니 ....   어려워서 자기는 생각하고 싶지가 않단다 ...   난 앉아서 생각만 하면 되는데 뭐가 어려우냐고 했고, 선수는 고마 모르겠다 ...  했던 것 같다...

 

그 뒤에도 만나서 난 내생각을 공유해 보려는 생각에 열심히 설명을 했는데 ...   설명이 신통치 않았는지 선수가 도통 관심이 없었는지 먹혀들지도 않고 소 귀에 경읽기 같은 느낌이 들었고 선수도 손을 내저어면서 그만 하라는 통에 ....   말도 못하게 되어버렸다.

 

난 그 당시, 가족 외의 여자와 그 정도 가까워진 것이 처음이라 덩치 있고 키도 나보다 크지만 결혼해도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하고 있어서 집에 가서 체육대학 여학생을 만났다고 이야기를 했고, 집에서는 '체육 ??? ' 하더니 ...   영 신통찮다는 표정의 부모님을 보고는 거 참 이상하네 ...   하는 생각도 했었다.

 

난 나쇼날 지오그래픽틱한 생활을 그 당시에도 꿈꾸고 있었기에 건강한 사람이라야 오지탐험을 할 것이다 ...   라는 생각이 작용한 것도 사실인데 ...  그 선수는 역시나 그런 점에 있어서도 나하고는 전혀 생각이 달랐다.

 

사귀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사이도 아닌 그런 이상한 관계가 이어지기는 했는데 ...  더 진전은 없었고, 난데없이 나타난 타 학과의 놈이 자기네 여학생과 같이 붙어다니는 꼴이 거슬렸는지 ...  키도 작은 놈이 더 큰 여학생과 다니는 꼴이 보기 싫었는지 ...  이런저런 말이 나도는 듯 하더니 선수와 나 사이는 그렇게 1 년 정도만에 구체적인 말도 없이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난 대학생활 내내 뭔지 모를 ...  뭔가를 해야한다는 어떤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건 나쇼날 지오그래픽에 대한 열망과 나 자신의 근원을 아는 것이었다  ------ 이건 그 당시에는 몰랐고 철들고 나서, 그 당시에 그랬구나 하고 느낀 것이다 ------ 

 

근원을 찾는 일은 쉬기로 했으니 쉬면 되는 것이었지만 나쇼날 지오그래픽에 대한 것은 현실적인 것이니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온갖 짓을 다했다...  야생동물과 같은 생활을 해보기로 마음먹고 그런 생활방식을 선택했다가 돈만 깨어먹었는데 ...  난 야생동물과 같은 생활을 지향하면 돈이 안드는 줄 알았는데 그게 돈이 더 들어가니 난감했다.  집에서 돈을 받아 쓰야하는 입장인데 돈이 부지기수로 깨어지니 ....    돈을 벌 방법은 없나 ??   하는 생각을 해야했다.

 

다행히도 학과에서 학교 시설물 관리할 학생을 찾는다고 해서 번개같이 달려가서 당첨이 되어 학교 내의 어떤시설물을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 ...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일이었다.

뭔가하면 보일러 가동을 하는 일이었는데 ...    한밤중에 보일러를 켜고 이른 아침에 보일러를 끄는 일이었다.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학교 온실 속에서 자라고 있는 꽃과 나무들을 위한 것이었다.

 

아주 간단한 일인데 ...  문제는 학교가 시내와는 1 시간 거리의 허허벌판에 있다보니 시내에 집이 있으면 오고갈 방법이 없는 ...  그런 일이었다. 당연히 잘 곳이 필요했고, 보일러실은 지하에,  1 층에 작은 관리실이 있었고 그 관리실에서 먹고자야하는 일이었다.

그런 일이라는 설명을 교직원으로 부터 듣는 순간, 난 좋아서 죽을 뻔 했다.

완전히 나에게는 딱 맞는 일이었다.

 

그 보일러실에서 먹고자고 공부하고 생각한 시간이 나에게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 

허허벌판에 있는 학교 ...

그 벌판에 군데군데 있는 학교 건물 사이에 지어진 방 하나만 달랑 있는 관리사 ...

주변은 모조리 들판이고 숲이었고 ... 

이 멋진 일을 딴 놈에게 뺏길라 열심히 했다. 몇 달동안 시간도 딱 맞게 보일러를 켜고 끄면서 일지도 꼼꼼히 적어서 교직원에게 주니 교직원이 물었다 ..    니 다른 일도 있으면 해 볼래 ???   하고 ...  난 하겠다고 했고 ...

 

너무 멋진 일을 혼자 다 차지하고도 돈까지 받게 된 나는 바야흐로 자유를 만끽하는 사고의 전성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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