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죽은 아이, 남은 아이 ....

낙동대로263 2012. 6. 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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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지 누구를 잃는다는 것은 아주 심각할 수 있는 충격을 사람에게 주는가 보다 ....

이미 죽은 아이를 살아 있듯 인칭을 시용하는 어머니를 보면 말이다 ....    가슴이 아픈 글이다.

사람에게 본능과 살아가야 하는 과정이 야생동물과도 같이 험난하다면 또 어떨른지 모르겠다만,

인간으로서의 양심과 애정이 존재하는 한, 사람은 그 한계를 벗어나기가 어려운가 보다... 

 

그런 일을 분석하고 정리하고 분류하고 처리해서 대책과 방법을 찾아내는 학문인 심리학도 대단한 고급 기술인 것 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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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를 읽고 ............  - 죽은 아이, 남은 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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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관계를 형성하며 살다 보면 때로는 좋은 일도 있지만 힘들고 어려운 경우를 만나게 된다.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질병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건강을 잃고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고, 인간관계를 통하여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어 그 상처로 말미암아 남을 원망하거나 불평불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주위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우리가 가족에게, 친구에게, 종교에, 그리고 때로는 심리치료자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바로 결코 이룰 수 없는 소망이 자신의 삶을 압도하여 지배할 때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과제는 여러 가지 심리치료의 현장에서 실제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내담자의 모습과 상담자의 역할을 알 수 있게 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Ⅱ. 본론

 

 1. 선정한 내담자에 대한 평가

 

  내담자는 서른여덟 살의 여성으로서 지독히도 황량하고 가난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고 아버지가 여덟 살 때 알콜중독으로 사망하자 어머니는 살림을 위하여 낮에는 세탁소에서 일하며 밤에는 근처 바에서 술을 마시면서 많은 남자들과 지내는 가운데 생활이 어려워지열세 살에 일을 하기 시작했고, 열다섯 살 때 학교를 그만 두었으며, 열 여섯 살에 알콜중독에 걸렸고, 열아홉 살에 재혼하여 서부로 도망쳐 거기서 세 아이를 낳고, 딸을 백혈병으로 잃게 되었고, 남편과 이혼하여 아들 둘과 함께 살고 있는 아주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었다.

 

  내담자의 경우 제대로 원만한 가정이라는 보금자리를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하고, 가족의 따뜻한 사랑도 느끼지 못한 채 자식마저 남에게 입양을 보내게 되거나 병으로 먼저 떠나 보내는 등 많은 것을 잃어 버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소망이나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아주 딱한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상담자를 만나 심리치료를 받게 됨으로써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은 그야말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 가운데에도 자기 딸이 백혈병에 걸려 4년동안 투병을 하다가 열세 살에 죽게 되자 죄책감에 빠져 그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들조차도 제대로 돌보지 않게 되는 것은 어릴 때부터 남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어 나가게 되었다.

“부모가 죽으면 선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부모 가슴에 묻는다.”는 속담에서 자식의 죽음으로 인한 애통함은 그 부모가 평생 가슴에 안고 가야할 몫이라는 의미와 그 비참한 심정을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억압의 한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1)

 

  이 책에서 내담자는 죄책감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딸과 함께 하지 못한 책임이 있으딸의 죽음에 대하여 부정하고 4년이 지나도록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은채 딸이 살아있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하였고, 십대 때부터 윤회를 믿어 자기에게 또 다른 삶의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하였다.

이런 점에서 내담자는 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종교적 교리에 따라 영생 혹은 사후생의 증거나 환생의 증거를 찾고자 애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추구는 상실의 고통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현실이 아닌 다른 차원으로 회피하고자 하는 죽음 부정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2)

 

  이와 같이 내담자는 매우 박탈당한 삶을 살아오면서 악순환으로부터의 도피를 바라게 되었고,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부존재와 어머니의 남자관계, 자신의 난잡한 남자관계 등을 통하여 아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고 그 아들들이 감옥에 가고 약물중독으로 애를 먹이게 되자 오히려 딸의 죽음으로 엉뚱한 아이가 죽었다는 기분이 들게 되었으며, 딸의 죽음은 자기가 살아 있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죄책감으로 여러 가지 정신적인 장애 등을 겪게 되어 심리치료를 받게 된 것이다.

 

 


2. 치료적 개입 정리

 

 가. 평가면접

 

  처음 상담자는 가족을 잃은 이들의 사례에 대한 연구를 위하여 면담을 받고 싶은 자원자를 구하였으나 내담자는 딸이 백혈병으로 죽은지 4년이나 지났지만 그 후유증에 시달려 상담자를 찾게 되고 함께 자리를 하면서 면접을 시작하였는데 상담자가 “난 당신이 이야하도록 도울 거예요. 그리고 어려운 질문도 할 수 있지요. 그러나 빙빙돌려 이야기하며 조각조각을 모으려 하지는 않을 겁니다.”라고 하는 말에 대하여 내담자가 “말씀을 알아 들었어요. 당신은 그냥 내가 시작할 수 있게만 도우세요. 나는 스스로 알아서 할테니까요. 난 열살 때 이미 밥벌이를 하고 있는 아이였는걸요.”라고 하면서 점차 라포(Rapport)를 형성하여 가게 되고, 첫 질문부터 내담자의 딸이 어떻게 무시무시하게 죽었는지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자 내담자가 자기 감정을 그대로 분출시켜 경청과 감정반영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상담자가 개방형 질문으로 내담자의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심리치료의 목적은 자기에 대해서 알게 하는 것, 즉 통찰력을 가지게 하는 것으로 어떤 형태의 치료에서도 자시닝 무엇을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알게 하는 것이 곧 기본적인 과제이다.

이와 같은 주장은 고전적 정신분석의 기법자도 통하는 것으로서 내담자로 하여억압된 동기를 의식케 하고 그것을 다시 검토하게 함으로써 부적응 행동이나 강박적 행동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지적 작업이 아니라 정서적 학습이다.3)

 

 나. 행동평가

 

  내담자는 자기 딸이 4년 전에 죽었다는 것을 아직도 받아들이지 않고, 솜채운 헝겊 동물인형을 딸에게 주려고 가게에 가기도 하였으며,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살아 있다면 다음 달에 열일곱이 “될 거예요”라는 표현 대신에, “곧 열일곱이예요”라고 하는 등 정상적인 사람과는 달랐고, 그 딸을 기억하기 위하여 내담자는 아이의 방을 바꾸지 않았고, 옷이나 소지품도 익숙한 곳에 그대로 두었으며, 딸이 끝내지 못한 마지막 숙제까지도 책상 위에 그대로 둔 채 딸의 침대를 자기 방으로 가져와 매일밤 거기서 자는 등 아이를 잃은 부모들이 통상적으로 하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Bowlby의 애착이론 중 애도에 대한 분석에서 사별을 분리불안의 연장선상에서 보았고, 그는 불안을 약한 개인이 보호자와 헤어져야만 하는 분리 혹은 위협적 분리에 대한 현실적 반응으로 본다.

피보호자와 보호자는 상호협력관계를 형성하게 되며 이러한 애착역동은 성인의 삶을 통해 계속되기 때문에 분리불안은 부모-자녀 관계, 성인-배우자 관계 혹은 성인-동료 관계가 위협받을 때만 늘 나타난다.

Bowlby는 비탄에 젖은 반응을 분리불안의 특별한 형태로 보며, 사별을 돌이킬 수 없는 이별의 일종으로 본다.4)

 

 그리고, 내담자는 자기 딸에게 집착하게 되자 남은 두 아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즉 한 아이는 강도짓에 가담해서 소년원에 유치되었고, 한 아이는 약물중독이 심각하여 팽개쳐 버리고 세 아이가 있는데 죽어서는 안될 엉뚱한 아이가 죽었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예고하지 않은 갑작스런 죽음은 특별한 이해와 중재가 필요한데, 이런 경우 종종 죄책감으로 인해 나빠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래서 때로는 가족내에서 희생양이 생기게 되고 불행하게도 아동들이 쉽게 이런 반응의 목표물이 되기도 한다.5)

 

 다. 정신분석이론

 

  내담자는 꿈을 통하여 상담자에게 주된 감정을 묘사하면서 첫 꿈은 옷을 잘못 입고 신을 잘못 신었다는 것은 자기 아들들의 모든 것이 잘못된 것이고, 두 번 째 꿈은 딸이 진정 떠나 다른 삶으로 가고 있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상담자는 그 꿈에 대한 작업을 하면서 꿈을 분석하여 집을 잃고 자기 인생의 기초를 쓸어 없애버린다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내담자의 죄책감에 대해 그리고 딸에 대한 기억에의 끈질긴 집착에 합리적인 접근을 하였으며, 죽은 자와 살아가기를 배우기 전에 살아 있는 자와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탐색에 들어갔다.

 

 분석을 가능하게 하고 정신분석 방법의 유용성을 설명하는 것은 내담자가 이야기할 때 방어되고 있는 소망과 금지들이 내담자가 생각하고 말하고 있는 것 속에서 끊임없이 표출된다는 사실이다.

자유연상에 의하여 내담자는 불안과 방어를 일으키는 소망들에 대해 다소 인식 가능한 표현을 제공한다.6)

 

 라. 심리치료

 

  상담자는 내담자가 죽은 딸에게 집착해서 자기 삶으로 돌아가지 않음으로써 자기의 죄책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 아이를 보내는 것은 잊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므로 그 아이를 보내는 작업을 계속 하도록 하면서 내담자의 남은 아들들에 대해서 관계를 회복하도록 하였다.

특히 오랫동안 남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조금씩 바뀌어 가도록 하게 되었다.

많은 여성은 내담자처럼 과거로 돌아가서 자기들의 상실감을 반복적으로 표현하고 나서야 살아있는 자, 미래 과제들 그리고 자신의 삶에 의미를 주던 모든 것으로 다시 돌아와야겠다고 느낀다.

남자들은 대체로 의식적으로 억제하고 회피하는 대신 자기의 슬픔을 경험하고 나누는 것을 배워야 한다.

 

 자녀사별의 경우 건강했던 자녀들의 죽음은 그 부모를 죄책감에 빠뜨리며 배우자끼리 서로 비난하기도 하여서 더욱 힘든 상황이 되기도 한다. 반면, 상실의 가혹함으로 인해 배우자끼리 더욱 친근해지고 가까워지기를 열망하게 하여 이러한 욕구를 성적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을 발견하여 놀라거나 죄의식을 느낄 수도 있다.

부모들은 이러한 욕구와 감정들을 정상적인 생활의 과정과 부분으로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7)


3. 사례선정 이유

 

  심리치료의 현장에서 실제 이야기를 다룬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의 10가지 이야기 중 ‘잃은 아이, 남은 아이’라는 제목의 사례를 선정하게 된 것은 지난 200611월말 학창시절부터 오랫동안 가장 친하게 지내온 친구가 췌장암에 걸려 이 세상을 떠난 후 상당한 기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기억이 떠올라 가깝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고 남은 사람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 등 공감이 되는 부분에 대하여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 다시 한번 생각하여 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내담자의 성장과정을 통하여 겪은 많은 어려움과 아픔, 어린 자녀를 다른 가정에 입양하게 되고 가장 기대했던 딸마저 백혈병으로 죽게 되는 등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텐데 전문상담자를 만나 치료를 받게 되는 과정이 마음에 깊이 와 닿기도 하였고, 최근 읽은 책 가운데 홀트아동병원 조병국 원장님의 50년 의료일기로 입양아들을 진료하며 있었던 이야기를 쓴 에세이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에서 많은 감동을 받게 되어 이 사례를 선정하게 되었다.


4. 소감 및 결론

 

  이번 과제를 준비하려고 권장한 책을 읽는 가운데 10가지 이야기가 모두 하나하나 심리치료 현장에서 얼마나 소중한 사례이고, 심리치료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우리의 삶 가운데 이야기 속에 나타난 내담자가 바로 자신도 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하여 그 내용에 공감을 하고 안타까워 하며 또한 상담을 거쳐 치유가 되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알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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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용순, 『자녀를 잃은 유가협 어머니의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 p14

2)  위 같은 논문, p20

 

3) 이 현수 외, 『임상심리학』, 박영사, 2012, p370

 

4) Jeremy Holmes(이경숙 역), 『존 볼비와 애착이론』, 학지사, 2012, p148

5) 장성금, 『가족사별의 상실감 극복을 위한 미술치료 사례연구』, 연세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0, p60

6) Lynda A. Heiden and Michel Hersen(이영호 역) 『임상심리학 입문』, 학지사, 2011, p351

7) 정인순, 『호스피스 환자 사별 가족의 사별 슬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이화여자대학교사회복지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7, p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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