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난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알게 되면, 그 사물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개념을 알고자 애를 쓴 시절이 있었다.
그게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최근까지도 그랬으니까 ...
지금 생각해 보니, 그건 결국 다름아닌 내 마음 속에 숨겨둔 공격성의 표출이었다.
그게 무엇인지 똑똑히 알아야만 하는 한다는 것은 ,, 그것을 경계한다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그렇게 똑똑히 알고 분석을 해서 속속들이 알아내려고 했을까 ??
피곤하고 잘 되어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항상 긴장되는 그런 일을 말이다.....
그렇게 한다고 그닥 잘 되어지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몰라서 몰랐다고나 할까 ?
그냥 천천히 ... 느릿느릿하게 ... 여유롭게 ... 그렇게 스며들면 되는 것을 말이다..............
그냥 그들과 어울려서 섞이면서 ... 그래서 그렇게 알아가면서, 느껴가면서, 친해지면 될 일을.....
왜 그렇게 구분을 짓고, 경계선을 그어두고, 알아내려고 했을까 ?
그들을 알아야 내가 안전하다는 경계심 가득했던 행동의 증거가 아닐까 싶다.
이런 내 정서적 오류를 깨닫게 한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그녀이다.
그녀가 나를 대하는 태도, 말, 행동 등등의 근저는 결론적으로 "신뢰" 그 자체였다.
그녀는 나를 경계하지도 않았고, "신뢰" 를 그리 표시나게 표현하지도 않았다..
그저 옆에서 조용하고 침착하고 끊임없이 나를 믿어주고 있다....
나에 대해서나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거나 개념을 정리하는 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과연 그 누구로 부터 이렇게 두터운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
내 부모님도 나에게 이런 신뢰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 원인은 씁슬하지만 내 탓이다.
처음에는 몰랐다... 전혀.....
그러나 천천히, 그러나 날이 갈수록 뚜렷하게 느껴지는 그녀의 신뢰 ...
곧 이어 느껴지는 그녀의 사랑 ....
아 !!! 하는 한 순간에 눈물이 찡 ..... 하게 맺혔다.
아 ... 그렇구나 ...... 이게 사랑의 정체로구나 ....
아 ..... 그렇구나 ...... 이게 사랑이었어 .... 설명도 정의도 개념도 그 무엇도 필요없는 ....
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것이 .......
그렇게도 보고싶고,,,,,
그렇게도 알고 싶었던 것이 .....
지금까지 힘겹게 어깨에 둘러매고 있었던 그 애처러운 간절함이,,,,,
이렇게 떠나가는 것이,,,,,
기쁘고 , 슬프고, 벅차고 , 아까워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거의 처음 느끼는 어색하다고 할까 ? 생소한 ? 감당하기 어렵다고나 할까 ? 그런 느낌 ...
그러나 ,,,,
내 마음 속의 얼음덩이들을 눈 녹듯 녹여버리는 따스한 온기가 온 몸을 휘감았다.
생각나는 글이 있었다 .... 신은 아신다. 그러나 기다리신다.
노래 하나가 생각난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라는 ....
그리고 ,,,
난 이제 정의를 내리고 개념을 알려고 하지 않으련다....
그냥 그녀의 손을 잡고 ... 그렇게만 있으련다 ... 더 이상은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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