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가시나무 / 천양희

낙동대로263 2020. 2. 12. 17:44


가시나무
 
                      천양희


 
산다는 게 이런 것이야.
내가 말했을 때
'내가 아파.' 라고 그가 말했다.


사랑한다는 게 이런 것이야.
내가 말했을 때
'내가 아파.' 라고 그가 말했다.


나는 그때
가시나무를 생각했다.
아무래도 그가
가시에 찔렸거니, 했다.
가시에 찔려 그렇거니, 했다.


아무래도 그가
가시나무거니, 했다.



# 군더더기


미안해요. 

그렇게 아픈 줄 몰랐어요.

나만 아픈 줄 알았어요.

"산다는 게, 사랑한다는 게 다 그렇고 그런거야"라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마치 도를 통한 듯 이야기 하지 마세요.

아픈 사람은 그런 이야기 안통해요.

사는 것이,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아픈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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