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알프레드 디 수자
오랫동안
나는 이제 곧 진정한 삶이
시작되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내 앞에는
언제나 온갖 방해물들과
급하게 해치워야 할
사소한 일들이 있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일과
갚아야 할 빚이 있었다
이런 것들을
모두 끝내고 나면
진정한 삶이 펼쳐질 것이라고
나는 믿었다
그러나 결국
나는 깨닫게 되었다
그런 방해물들과 사소한 일들이
바로 내 삶이었다는 것을
# 군더더기
오늘 시야 무슨 군더더기가 필요하겠습니까?
다만 알프레드 디 수자 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안다면
우리가 얼마나 부끄러운 삶을 살고 있는지,
얼마나 투정하며 살고 있는지 알게 되겠지요.
그녀는 6살 때 소아마비로,
18세에 열차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습니다.
8차례의 척추수술과 다리 절단의 고통을 잊기 위해
모르핀 중독 등 감당하기 힘든 생을 살다가
결국은 47세로 삶을 마감합니다.
그녀의 고통을 공유할 수는 없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가 잘 아는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시를 남겼습니다.
불꽃같은 여류화가 알프레드 디 수자를 오늘 아침 생각하며
"그런 방해물들과 사소한 일들이 바로 내 삶이었다는 것을" 한 번 더 되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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