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종이컵 / 김미옥

낙동대로263 2020. 2. 7. 17:21


종이컵

 

                                김미옥


 

그대 마른 입술 한번 적시고
끝나는 생이지만
미련 같은 건 키우지 않습니다
살가운 입맞춤의 순간이 곧 생의 절정
장식장 높이 앉아 지레 늙어가는
금박 무늬 잔도 부럽지 않습니다
누구나 어디서든 쉽게 손 내밀 수 있는
친근함이 나의 매력
날로 늘어가는 사랑 어쩌지 못합니다
다만 짧지만 뜨거운 만남
따스하게 간직하고 갈 수 있도록
부디 뒷모습 추하지 않게 보내주시길




#군더더기


미련, 이거 참 고약합니다.
끝없는 그리움으로 이끌기도 하지만
자칫 집착이 되기도 합니다.
집착은 추하게도 만드니
미련없다 하시면
사랑도 없었다 할까 두렵습니다.
그렇다고 미련을 두지 않으면
매 순간 절정이 될까요?
시인께서  "짧지만 뜨거운 만남"이라 하시니

감히 '일회용'이라 말하지도 못하겠습니다.

너무 천박해 지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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