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네게서 피어날 적에
장옥관
어디서 피어 오르는가
물안개 물에서 피어나고
메아리 첩첩 산에서 울려 퍼지듯
사랑은 어디서 피어오르는가
몸도 아니고 마음도 아닌 곳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듯
몸에서 새어 나오는가
마음에서 묻어나는가
너 없이도 혼자 피어오르는 것이
또한 사랑이어서
저 혼자 삭고 삭혀서
술이 되어 노래가 되어
입술을 적시니
오늘 나 옛 노래의 청라언덕에 올라
대지에서 피어나는
흰 나리처럼
내가 네게서 피어날 적에
네게서 내가 피는 것이 아니라
네가 내게서 피어오르는 기적을 만나느니
가지 꺾고 뿌리까지 파 봐도
꽃잎 한 장 없는 나무에 봄마다
환장하게 매달리는 저 꽃들 꽃들
도무지 사랑은 어디에서 피어나고
어디로 저무는 것이냐
#군더더기
사랑의 시원(始原)은 어디 일까요?
아직도 우리는 사랑은 어디에서 피어나고
어디로 저무는지 그 시원(始原)을 도무지 모릅니다. 물안개가 물에서 피어나듯...
사랑은 사람에게서 피어 날까요?
아니 그 사람의 가슴에서 피어날까요?
아니 너 없이도 혼자 피어오르는 것이 또한 사랑이라는데...
아! 사랑의 시원(始原)을 아는 사람, 어디 없나요?
사랑, 참 어렵죠. 그 시원(始原)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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