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꽃이 진다 / 박두규

낙동대로263 2020. 1. 17. 08:37


꽃이 진다
 
                  박두규
 


꽃이 진다
죽음마저도 화려한 이승
한 번 가면 끝내 오지 않을 것들이

저리도 한 세상 같이 건너자던 세간의 약속도
기약 없던 사랑도
꽃이 지는 오늘처럼
모두가 화려했던 한 시절로 기억되리라
아, 그대가 오롯이 내 안을 산다 해도
꽃이 진다
죽음마저도 화려한 이승



#군더더기


그대가 오롯이 내 안을 산다 한들,
지고나면 그뿐.
화려했던 한 시절로 기억된다고 한들,
지고 나면 그뿐
그 뜨겁고 애타던 사랑도
지고 나면 그뿐.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데,
지금, 여기, 현재가 화려한 것이지요.
오늘 시,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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