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낯선 밤 / 유영호

낙동대로263 2020. 1. 13. 17:23


낯선 밤·3

                             유영호



앞만보고 살아온 나이
시시각각 떠나는 세월이 안타깝다
12월의 공허함은
중년의 공통분모
바람만 불어도 가슴이 시리고
비라도 내릴라치면
마음이 먼저 젖어 버린다

기웃거리는 낮선 바람에
커피한잔을 들고 창을 열어 맞이한다
싸한 외로움이 가슴에 파고 들어
잠든 그대를 불러내면
카프치노처럼 부드러운 그대는
달콤하게 혀에 감긴다

휘적거리는 밤이
골목의 정적을 깨우면
몽롱한 가슴이 눈을 뜬다
바람의 유혹에
더 없이 무력한 낮선 밤
젖은 외로움이 찻 잔에 넘실댄다.



# 군더더기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가서 낮선곳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면 왠지 마음이 찹찹해지고 특히 연말이면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은 지난 날 출장지에서 혼자 보내던 밤의 기록입니다.

그런데 이 시를 아침시로 선택한 이유는 이주리의 노래 때문입니다...론리나잇. 이 노래가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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