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외로운 여자들은 / 최승자

낙동대로263 2019. 10. 24. 23:29


외로운 여자들은
 
                             최승자
 
외로운 여자들은
결코 울리지 않는 전화통이 울리길 기다린다
그보다 더 외로운 여자들은
결코 울리지 않던 전화통이
갑자기 울릴 때 자지러질 듯 놀란다
그보다 더 외로운 여자들은
결코 울리지 않던 전화통이 갑자기 울릴까봐,
그리고 그 순간에 자기 심장이 멈출까봐 두려워한다
 
그보다 더 외로운 여자들은
지상의 모든 애인들이
한꺼번에 전화할 때
잠든 체하고 있거나 잠들어 있다



#군더더기


외로움도 단계가 있는 모양입니다.
마치 부등호처럼... 그보다 더, 더, 더 외로운 사람들'을 이야기 하고 있네요.
우리는 어느 단계에 있을까요?

사는 것이 함께 있어도 외로운 섬인데...오늘 처음 알았네요.

잠든 체하고 있거나 잠들어 있는 사람은 어마무시하게 외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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