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꿈 이야기 ...

낙동대로263 2009. 9. 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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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야기


난 1955년 1월의 추운 날에 울산에서 태어났다.


그 당시, 아버지는 6 . 25 사변으로 징집되어 군 생활을 하고 계셨는데 무려 8 년간이나 제대를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니는 아예 친정집인 울산에서 생활을 하셨는데 거기서 나를 낳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날은 하필 눈이 엄청나게 와서 모든 교통수단이 끊긴 상태였다고 한다....


출산의 기미가 보이자 외할아버지가 울산 읍내로 걸어서 의사를 모시러 가셨고 엄마는 끙끙거리시며 기다리다가 식구들과 함께 나를 낳으셨다고 한다.


의사는 아마도 나를 낳고 나서 도착을 했는데 무려 10 km 나 되는 길을 걸어 오셨다고 하니 그 노고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의사선생님이 도착했을 때에는 난 목욕하고 탯줄 자르고 누워 있었다고 하니 의사선생님만 우습게 되고 말았다고 한다.

그 의사 선생님이야기를 예전에 종종 들어서 성씨를 알고만 있는데... 그 분 성씨가 "권" 이라서 권선생님... 그렇게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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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흘러 , 난 다 큰 청년이 되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이상하게도 툭하면 꿈속에서 바닷가와 바위와 무언가를 줍는지 잡는지 바닷물에 발을 담구고 다니는 젊은 여인네들이 보였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냥 꿈이려니... 하는 그런 생각조차도 없었다... 일어나면 곧 잊어버리고는 말았다.


그러다가 점점 세월이 가면서 반복해서 또 같은 꿈을 꾸는 날이 많아지면서 ,, 나도 그냥 꿈이려니.... 하는 생각만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너무도 자주 거의 비슷한 꿈을 꾸었기 때문이었다.

급기야,, 오늘도 그 꿈을 꿀 것 인가... ?...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잠을 자기에 이르고 했으니까...


그 당시부터는 ,, 꿈을 깨는데 그냥 아무 느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주 이상한,, 꼭 내가 무엇에 연관된... 그런 기분을 느끼고는 했다......꼭 누가 옆에 있는 듯한......

난 계속해서 , 주기적으로 그 꿈을 꾸었다.


그 꿈이 반복될수록 점점 더 꿈은 구체화되어 갔다.


그것은 내가 꿈속에서 ....저게 무엇이더라.....하고 의문을 가지는 부분이 다음 꿈에서는 약간 더 구체화되었고 다시 .....저건 또 무엇인가.... 하는 부분은 다음에 좀 더 구체화되어 꿈속에서 나타나곤 했다.


예를 들면,,,


저 멀리 바닷가에서 무엇인가를 줍는지 잡는지.... 서 있는 듯한 아주머니가 도대체 누구인가....?....하고 궁금해 하다가 꿈을 깨는데,, 그 다음날의 꿈에는 좀 더 가까이에서 그 아주머니를 볼 수가 있었고,


무엇을 잡는가..? 줍는가..?....하는 의문을 가지면 다음에는 그게 정확히는 몰라도 좀 더 자세히 보이고, 다음에는 좀 더 자세히....이렇게 해서 난 그 아주머니와 손에 들고 있는 꽃게를 확인 할 수가 있었다.


난 꿈을 꾸면서 그 꿈을 이해하기 위해서 무척 노력했고 깨고 나서도 왜 이런 꿈이 자꾸 반복되는지 이상하기만 했다.... 그런 시간이 몇 년이 흘렀다....


할 수 없이 난 엄마에게 이 꿈 이야기를 해 보기로 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신 엄마는 나랑 어디 좀 가자고 했고 난 엄마를 모시고 엄마가 가자는 대로 차를 몰고 갔다.. 도착한 그곳은 울산시 남구 남화동의 바닷가였다. 지금은 유공의 정유탱크가 들어서 있는 맞은편 바다이다.


엄마가 말 하셨다. " 혹시 이 바다 아니더냐 " 고.....


난 엄마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는 머리털이 거꾸로 서는 듯이 놀랐다.

꿈속에서 나오던 바로 그 풍경이었다.....오싹한 전율이 전신을 타고 오르락내리락했다.....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바닷물,,, 바위 하나하나,,, 바닷가에 떠 밀려 온 파래,,,,

해 질녘의 바다 풍경,,, 자그마한 모래사장과 고기잡이 배.....

모든 것이 같았다....


난 그곳에서 엄마와 나란히 바닷가에 앉아 옛날의 이야기를 들었다.


너를 바위에 앉혀두고.......물속에 빠진 너를 건져 올리고......넌 죽어라고 울고.....

그런 이야기였다.......


난 무서웠다.... 인위적인 기억으로는 전혀 모르는 일이 어떻게 내가 잠든 꿈속에서 나타났을까.....


신기하게도,, 그 이후에는 그 꿈을 다시 꾼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지금까지도 ....

그 장소를 본 것이 내 깊은 무의식 속의 그 무엇을 충족시켰는지 ... 그것은 나도 모를 일이지만....


아마도 무의식의 밑바닥에 깔려 있던 전의식이,,, 의식이 잠든 틈을 타고는 발현했나 보다....라고 생각하는 정도로 짐작만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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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도 종종 그 장소에 간다.


그 바닷가에 가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오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엄마의 품에 안겼다가 나온 것처럼 평안함이 느껴지면서도 , 정신이 차갑게 식어서 이슬이 되어 내려앉아 , 예리한 감각이 되살아나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무엇인지 모르게 정화가 되는 느낌... 뭐.. 그런 느낌이 온다...


그 당시의 그것이 , 진정 꿈이었는지... 그 어떤 암시인지... 난 모르지만 아뭏든 거기 가면 아주 평안해지니 종종 갈 수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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