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삶과 죽음 사이 -- 유영호

낙동대로263 2018. 8. 1. 12:31


삶과 죽음 사이


                                       유영호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아파트 옥상에서 생각했어
여기서 뛰어 내리면
바닥까지 몇 초나 걸릴까


저 많은 십자가는
과연 날 구원할 것인가


떨어지는 순간 무슨 생각을 할까
피붙이 살붙이가 떠오르겠지
친구들과 옛사랑도 스쳐갈 거야


많은 이들이 슬퍼하겠지만
팍팍한 세상은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얼른 닦으라고 닦달할거야


아파트 주민들은
집값 떨어졌다고 비난하겠지
상관없는 죽음으로
손해 보지 않으려고
긴급반상회 열어 쉬쉬하자할 거야
전에도 그래왔으니까


개똥밭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들
자꾸만 구수한 이 땅을 떠나간다


떠나는 이의 발자국
지워지는 건 한 순간인데.



# 군더더기
한 정치인의 죽음이 사회의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이 나라의 법과 제도의 문제부터 국민들의 의식구조까지....
삶과 죽음.....삶과 죽음의 사이에는 무었이 있을까요?
종교는 과연 우리를 구원해 줄수 있을까요?
매일매일이 전쟁같은 요즘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들 대견합니다.
그렇게 살다가 이 세상을 뜨고나면
과연 누가 얼마나 그들을 기억할 까요?
삶도 죽음도...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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