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거짓이 진실보다 위대하다 / 안희선

낙동대로263 2018. 6. 30. 23:48



거짓이 진실보다 위대하다 귀걸이, 코걸이 걸린 공간누각(空間樓閣)의 팻말엔 우리 모두가 떠 받들어야 할 포장된 거짓이 명기(明記)되어 있으니 이를 따르지 않는 자들에겐 가혹한 징벌이 따르는 것이다 그 누가 함부로 진실을 말하는가 겁 대가리 없이 그 누가 함부로 진실을 말하는가 맥없이 진실을 종알대지 말지어다 그 말을 들어도 제 몸 가리기에 급급한 군상(群像)들은 들어도 못들은 척 할지니 가냘픈 목숨일랑 부지할 셈이면 머리를 조아리고 단면원(斷面圓) 성층권에 피는 흑화공간(黑花空間)의 분무기의 세례를 은총처럼 받을지니 응결된 비탈에 핀 검은 꽃 빗방울이 현란한 수정체를 굴릴지니 눈이 있는 자는 볼 것이며, 귀가 있는 자는 들을지라도 진실을 말하는 자, 비참한 죽음을 면치 못하리 언제나, 거짓된 것들이 진실을 가장하여 말 하노니 하늘빛 섬광(閃光)의 파열음 한 조각에 두근거리는 가슴이라도 그저, 머리를 조아리고 거짓 앞에 입을 다물지라 진실의 메아리가 공허하게 석층지대(石層地帶)를 배회하는 시간에도 거짓에 대항할 용기가 없다면 원시림 울창한 산 속에서 혼자 끙끙거리며 자위행위에나 몰두할지어다 그것만이 최후의 위안일지니 흑화(黑花) 가득한 정원에 그 언젠가 날아올랐던 흰 나비 한 마리, 은하수 마을에 죽은 알을 산란(産卵)한다 그 알들이 부화(孵化)하지 못할 거란 건 너무 잘 알고 있으면서도 - 안희선




* <야, 희서니야.. 꿈 좀 깨라..> 하실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무위이화 無爲而化스러운 정치를 꿈꾸어 봅니다

- 정말, 덕 德이 있고 굳이 무선 無線 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그런 (본질적으로) 善한 聖人들에 의한 정치

* 無爲而化

애써 힘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변화하여 잘 이루어짐. 이 말의 출전은 《논어》의 <위령공편(衛靈公篇)>

이는 공자 孔子뿐만 아니라 노자 老子의 사상이기도 한데, 정치하는 자가 성인으로서의 덕 德이 크면
굳이 형벌 刑罰과 위무 威武로써 억지 인도하지 않아도
그 사람 (= 治者)의 바른 성품 덕분에 얼떨결에 차캐진(착해진) 백성(국민)들이
스스로 따라와 감화 感化된다는 뜻

근데, 현실적으로 그런 성인 聖人같은 치자 治者가 나오기란 거의 불가능하겠지요 (뭐, 있기나 할까요)
그래서, 이 말세스런 막장의 시대는 차라리 힘있는 거짓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공통)이
있는 둥 없는 둥 비실대는 진실보다 훨 위대하다고 쉬(pee)적으로 말하는 소이 所以 (까닭)



'시조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강한 슬픔  (0) 2018.07.17
날은 저무는데 갈 길은 멀고  (0) 2018.07.01
참 빨랐지 ,, 그 양반 / 이정록  (0) 2018.06.29
나는 왜 -- 박범신  (0) 2018.06.25
황사는 아직 그대로다 -- 유영호  (0) 2018.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