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아버지와 술...

낙동대로263 2010. 2. 2. 21:39

 

 

 




저는 님과 같은 도시에 살기에 님이 사는 곳의 여건을 약간은 알며 그 곳에서의 식당영업상황도 조금은 알 듯 합니다.


님이시여,


님의 글을 보니 지금 님게서는 아버지의 행동에 문을 닫았다고 하시지만 그것은 결코 그렇게 간단히 문을 닫고 열고 할 수가 없는 일이 가족의 일입니다.


그 이유는 매일 보고 들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데 그게 스스로 문을 닫는다고 닫혀지겠습니까....?

아버지의 경우, 세상과의 교류를 끊고 지금의 나쁜 상황을 잊고 싶으신가 봅니다만, 그것도 방법이 좀 옳지 못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스스로의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만사와 인연을 끊은 듯 하실 때에 겪어야 하는 남은 가족들의 고초는 답답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원망과 증오의 대상 마져도 될 것입니다.


이러하다면, 님이시여, 우선 시급한 일은 아버지의 마음을 열어 가족을 위해 희생과 봉사를 다 하도록 생활태도를 바꾸게 하는 것이지만 다큰 어른의 경우, 자존심과 자아의 고착으로 그것도 어려울 것입니다.

이러하다면, 남은 식구들이 전부 모여서 의논을 해 보십시오.


아버지에게 어떻게 말을 하여 생활태도를 바꾸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아버지는 스스로의 행동이 가족들에게 얼마나 크고도 깊은 고통을 주는 것인지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말씀드리십시오.

그러나, 다 큰 어른에 대한 그 생활태도를 바꾸어 달라는 요구이니 조심스럽게 하셔야 합니다.

이것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잘못하여 아버지가 더욱 나쁜 행패를 부릴 수가 있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지적하셨듯이 가족 치료가 좋다고 판단은 되지만, 아버지가 그 치료에 응할 지도 분명치 아니하고, 도리어 가족과 아버지의 사이를 더 벌릴 수도 있기에 미리, 시험삼아 가족끼리 가족치료를 해 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버지가 가족의 말을 알아 들어셔야 하고, 그것이 옳다고 판단하셔야 하고, 그것에 따라야 하시는 그런 일이니, 님께서 아버지에 대한 판단을 우선하셔야 합니다.

그 판단은 우리 가족이 아버지에게 그런 말을 하여 효과가 있겠느냐 하는 것을 먼저 판단하시고 나서 일을 벌여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아버지가 병원에 순순히 가셔서 순순히 가족치료에 응하실 만한 분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그것이 아니고 그런 치료에 반발하고 더욱 심한 행패로 가족에게 앙갚음을 하려 들 그런 분이라면 말은 하나마나이며 더 나쁜 일만 벌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하니, 아버지에 대해 잘 아시는 가족이 그 일을 판단,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십시오.

상당히 조심스럽게 해야 할 일이라서 권고하기도 어렵습니다만....

제 생각으로서의 방법은 이것 뿐인 듯 합니다.


그리고, 부디 아버지를 배척하지 마시고 측은하게 생각하십시오.

어려운 일에 부딪혀서 헤쳐 나갈 방법이 까마득하여 술을 마심으로서 피하려고 하시는 연약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마지막에 기댈 곳은 가족 뿐이기에 아버지도 그 약한 모습을 가족에게 보이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부디,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빕니다.....







-----Original Message-----

 

 


안녕하세요.

가입하고도 별 문제가 없는 생활을 했기에...이곳엔 그저 친구의 이야기에 가입을 했는데..

이렇게 글을 쓰게 될줄이야 몰랐네요.

저희집엔 요새들어 문제가 생겼답니다.

저희집은 식당을 하는데 요새 도통 아버지가 일을 하시지 않으시고 술만 드시네요.

급기야 어머니는 감기기운에 혼자서 일을 하신답니다.

이런 일 때문에 두분을 매번 싸우시고 저는 매번 마음을 닫아버립니다.

이미 그런 일때문에 저에겐 큰 자물쇠가 채워졌기 때문에 별탈은 없더군요 하지만 동생들이 걱정입니다.

이런 일이 계속되면 충동적이지만 제가 나가가 된다는 계산하에 동생들이 너무 걱정됩니다.

아버지의 방탕한 생활이 하루이틀도 아니고...매번 그러시니..

저는 갈수록 힘들어집니다.

딱히 위로니 뭐니 해도 그것이 몇칠가다가 말고 다시 시작되죠.

정말로 지겹기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답니다.

아버지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보이니 실망도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이러다가 가족이 도망가면 어쩌나 싶기도..

저는 이미 타격을 입은 만큼 입었지만 동생들에겐 그런 것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오래전 일로 이미 저는 멍우리가 생겨버렸거든요..

하지만 갈수록 아버지는 심해시지고 어머니는 힘들어합니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구요?

그런 말이 통하면 애초에 걱정도 안하겠죠..

벌써 일주일이 지나갔답니다.

일주일이요.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저를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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