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나리의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낙동대로263 2009. 12. 9. 23:30

 

 



-----Original Message-----

 

 

저는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저한테 처해있는 상황이 도저히 살 용기를 주지 않아요. 넘넘 힘들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 그리고 비참한 절 생각하니 눈물밖에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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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님께서 쓰신 글과 다른 분들의 리플라이에 대한 꼬릿말을 읽어 보고 아직도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에 대해 잘 확신이 서지 않으신 듯 하고 복지기관이나 정신과에 방문할 여건이 쉽지도 않아보여서 일단 나리님께 기본적인 정보를 드리기 위해 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나리님이 말한 대인공포증은 다시말해 '사회공포증' 이라고 하는 것으로 대인관계에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죠.

이것은 불안장애의 하나로서 .... 주로 남들 앞에서 내 주장을 하는 것이 어렵다거나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어렵다고 호소를 합니다.


쉽게 얘기하면 교실에서 수업시간에 친구들 앞에서 발표할 때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는 현상등이 불안이고 이것의 정도가 너무나 심해서 발작을 일으키거나 몸이 굳어지거나 할 만큼 비정상적으로 긴장을 하게 된다면 비로소 사회공포증 즉 나리님이 말한 대인공포증으로 진단 할 수 있습니다.

 

사회공포증은 (제가 판단하기에 나리님이 성인이 아닌 것 같아서 아동 청소년에서의.... ) 가족이나 친밀했던 사람들과는 따뜻하고 만족스런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고 더 많은 애정과 수용에 대한 갈망도 크지요.


사회공포증의 원인이랄까 ?   근본이랄까..... ????

아무튼 여기에 관계되는 것은 사회적 기술 (social skill) 에 대한 문제인데요, 말 그대로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술을 이야기 합니다. 남을 사귀려고 노력하는 시도나 말하는 방법, 남의 말에 호응하는 방법, 내 감정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방법 등이 그런 것인데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부분이 취약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 앞에 서기가 어려운 것이지요.


그리고 본인 스스로도 그다지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지극히 심리적으로) 차라리 상황을 피해버릴 망정 직접 마주하려 하지 않으려는 경향 때문에 새로운 사회적 기술을 습득 , 연마 내지는 훈련도 연습도 하지 못하고 퇴보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지금까지 읽으면서 마음이 답답 하셨죠  ?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대인 앞에서의 불안을 경험하고, 실제로 병리적인 상태가 아니지만 부끄럽고 쭈삣해서 그런 경우가 많아요.


나리님도 나리님이 생각하시는 것과 달리 남달리 수줍음이 많으시거나 소극적인 성격 (남들 앞에서만 일 수 있어요) 이라서 염려스럽고 해서 우리 게시판에 올리셨을 수도 있구요.


강의실에서 남들 앞에 나서기가 어렵다거나 쉽게 여러사람들의 대화에 끼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을 들어보라 하면 절반 이상이 손을 들죠.


그 만큼 사회공포증은 대중적이고 (?) 또한 젊은이들 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랍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젊을 수록 타인에게 비춰지는 내 모습에 대해 많이 신경을 쓰는데 나의 언동에 대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 때문에 마음이 위축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병리적인 시각으로는 뭐 여러가지 등등의 이론이 있지만 그건 저도 잘 모르니 생략하고...


치료방법으로 일컬어 지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은 점진적으로 두려운 대상에 노출 시켜서 둔감하게 하는 방법과,,,,

한 번에 막강한 자극을 줘서 어지간한 자극에는 눈 하나 깜짝 안하도록 강심장을 만드는 방법이 있지요.

 

그런데 사회공포증은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호전되는 경향 ( 버스에서 좌석 차지하려고 가방 던지는... 아줌마치고 사회공포증 가진 사람이 별로 없겠죠 ? 그 분들도 소녀 시절엔 수줍음 많고 부끄럼쟁이들 이었답니다. ) 이 있으니까 제가 생각하기에 나리님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용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하려는 태도를 의식적으로라도 가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병으로만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사람보다 민감하다고 생각하면서 ,,, 정말 쉽지는 않겠지만 일단 스스로 극복해보고자 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우울증...


이 문제는 상당히 어렵고 조심스러운 부분인데... 우울증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조잡한 방식으로 나타나지요.


기분장애의 하나인 우울증은 나리님은 아마 major depression 의 의미로서의 우울증을 말씀하신 것 같은데 ( 사회공포와 비슷한 불안을 겪는 사람들에게 쉽게 나타날 수 있는 우울한 기분을 고려하여 ) 우울증이라는 것은 여기 쓰신 짤막한 글들로는 제가 알아차리기가 상당히 복잡한 병적, 심리적 기제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간단한 문항들을 제시해 드릴테니 보시고 우울증이 의심된다 싶으면 병원이나 심리센터에 가서 좀 더 정확하고 종합적인 진단을 받아보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아니라면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재미난 취미 (춤, 음악, 운동 등등) 를 찾아보거나 우울하지 않다는 생각을 계속 해보시면 그런 꿀꿀한 기분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다음 증상 중에 최소한 2 가지 이상의 증상이 2 주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  슬프고 우울한 기분이 하루중 내내 계속된다

-  불면증 ... 도대체 잠자고 싶지만 잠들지 않는다

-  정신성 운동지체 (신체엔 문제없으나 마음이 무력해져서 운동이 안 됨) 혹은 극도로 흥분되는 활동의 증가

-  식욕감퇴 혹은 식욕증가

-  활기없고 심한 피로감

-  자기 비난 , 힐책 , 주의집중장애

-  자살과 죽음에 대한 반복적 생각


우울한 사람이 타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서인지 ,,,,

아니면 타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서 우울한지는 ,,,,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논리와 비슷하지만 우울증과 대인관계에 대한 이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나리님은 굉장히 정확하게 본인의 문제를 통찰한 분이신 것 같은데 그만큼 자기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고 , 자신을 사랑할 줄도 아는 사람이신 듯 싶으니 힘 내시고 !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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