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이야기

2015. 2. 20. 이모님께 보낸 편지

낙동대로263 2015. 2. 2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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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란 일을 처음 치렀습니다.

 

이거 ... 형식이 중요시 되는 일이라 좀 혼란스러웠지만 ... 처음 하는 일이라 더 그랬지만 ... 시댁의 제사를 많이 보아 온 소양이 도움이 막대했습니다.

집안 일에는 아들 이라는 존재는 별로 쓰임새가 없는 것 같고, 딸이 훨씬 낫다는 생각입니다.

 

 

아래 글은 어머니 제사 때, 제가 어머니께 말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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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 오랜 일생을 우리를 위해 노고를 다 해 주신 덕분에 우리는 편안히 살고 있으니 이제 우리들 걱정은 마시고 편히 지내시옵소서...

계시는 그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잘 지내시리라 믿습니다.

 

 

아버지도 편안히 잘 계시고, 자유롭게 사시는 덕분인지 주름살도 펴지시고 어찌나 건강하신지 100살도 넘어 사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

아버지 만나시려면 오래 걸릴 것 같으니 남자친구도 한 분 사귀셔서 이제는 어머니를 위한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가 아시면 질투 하실 것이니 몰래 사귀도록 하십시오...

 

----- 이렇게 말하니 제 뒤에서 소양이가 웃었습니다 -----

 

어머니 성격에 남자친구 만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바램은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외삼촌, 이모님과도 만나셨지요 ?

같이 계신 어르신들 모두 즐겁고 좋은 시간 가지기시 바랍니다.

 

 

이제 우리와 이별 하신지 시간도 좀 지나서 그 곳 생활에 정착하셨다고 믿고,,

그 곳에서 좋은 일, 기쁜 일, 재미있는 일,,, 많이 누리시면서 행복하시기만 빌 뿐입니다.

 

 

어머니께 또 하나 부탁은 ,,

우리들이야 이미 지나간 세대가 되었지만 새로 삶을 시작하는 상화, 상경이, 경준이, 그리고 곧 새로 태어 날 증손자의 앞 날에 밝은 미래가 가득하도록 기원해 주시고 많이 도와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아마 어머님은 자손들 걱정을 하지 않으시면 오히려 더 걱정이 되어 편치 않으실 것 같으니 만큼 ,,

우리들 걱정은 하도 하도 많이 하셨으니 이제 그만 하시고, 새롭게 살아가야 할 새 세대 걱정이라도 하셔야 어머니 마음이 편하실 것 같아 부탁드리는 것이니 그리 아시고, 손자들과 증손자 걱정은 해 주시되 조금만 하시기 바랍니다...

 

 

아버지께서 말씀 하시기를 ,,,

어머님께서 1 주일에 한 두번은 아침에 아버지를 깨워주신다 하니 우리도 반가웠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날이갈 수록,,, 영혼 이라는 존재가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고 하십니다.

부디 언제가 될른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 만나는 날까지 어머니 자신을 위한 시간 많이 가지시기 바랍니다.

 

아버지가 거기 가시면 남자친구는 안타깝지만 만나지 마셔야 할 겁니다... 아버지는 분명히 질투하실겁니다..... 큰 일 납니다.

 

 

다음에는 좀 더 맛있는 음식 준비하여 뵙도록 할 터이니 오늘은 약소하나마 준비한 음식 많이 드시고 우리 인사를 받아주시옵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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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마치고 어머니께 절 한 후, 아버지께 세배 드리려고 돌아섰더니 아버지는 울고 계셨습니다.

그렇게 어머니에 대한 첫 설날 제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모님, 건강하시죠 ?

소양이 말이 5월에 이모부께서 강연 차 여기 오신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그 때,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이모부님 잘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늘 온화하시고 조용하시고 침착하신 모습이 눈에 선 합니다.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조카, 이석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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