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너 놀이

석유버너의 오묘함

낙동대로263 2009. 8. 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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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버너 라는 기계를 생각해 보면 ... 작동 원리는 너무 간단하다.

 

연료통에 연료인 석유를 적당량 넣고 펌프로 공기를 압축하여 이미 뜨겁게 가열되어 연료를 기화시킬 태세를 갖춘 가느다란 노즐로 연료를 뿜어 올리면서 순식간에 불을 붙여서 연소시키는 기계장치인데 ....

 

이게 기화시키는 기화헤드의 모양이나 구조가 전부 다른 것이 .... 참 요상한 기계이다.

 

겉으로 보면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노란색 황동 연료통에 나뭇가지 같은 4 가닥의 기화헤드가 장착되어 있고 , 그 위에 화염분산판을 얹어서 화염이 분산되게 만든 것이 .... 거의 같은 형태인데 .... 회사마다 모델마다 그 모양과 크기가 약간씩 다르고 , 그 다른 점을 무시하고 모델에 맞지 않는 분산판을 얹으면 이상하게도 화염이나 화력이 달라진다.

 

구멍이 뚫린 놈, 아무 구멍도 없이 그냥 철판 그대로인 놈  등등 ...

 

우선 연료의 기화를 위한 헤드 가열을 하면 그 열이 분명히 연료통에 전달되고 있으며, 그 시간동안은 공기조절밸브를 열어두었기에 별 반응이 없지만 , 공기조절밸브를 닫고 펌핑을 하면 연료가 기화되는 반응이 나타나고 .... 기화된 연료에 불을 붙이면 ... 그 후는 계속 알아서 화력을 유지해 주는데 ...

 

그 화력의 유지라는 것이 기 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이채롭다.

즉 , 기화헤드에서 발생한 열기가 연료통으로 전달되는 정도와 펌핑압력에 의해 형성된 연료통 내의 압축공기, 그리고 열기로 인한 연료의 팽창 ... 그런 것들이 조화가 되어야 펌핑하지 않고도 계속 화력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으니 만큼 ...

 

그렇게 적당한 온도전달과 압축력 유지를 위한 기밀성 유지, 연료가 노즐로 솟구쳐 올라가면서 빠져나가는 압축력을 계속 보완해 주는 열기의 공급과 그 연료가 빠져나가는 양과 속도를 맞추어 주는 노즐의 크기 ... 이걸 어찌 미리 계산 했을까 ????

 

금속공학 , 열역학 , 석유의 가스화 정도 , 석유의 분출속도와 화염의 온도 , 화염의 온도와 기화 헤드의 온도전달 정도 , 연료통 재료의 열전달 정도 ... 펌프의 압축력과 적절한 펌핑 횟수 결정 .... 등등 ..... 생각하면 할 수록 골치아픈 과제가 수도 없다.

 

원리는 그렇게 단순하고도 간단하다 하지만 ....

이거 만든 사람은 참 보통 골치 아파가면서 설계를 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원시적이고 간단한 황동 석유버너의 경우가 이러하니 .... 요즘 나오는 희안한 버너는 또 얼마나 골치가 아플까 ...

 

설계는 물론, 제작자들의 기술력과 노고는 참 존경할 만한 일이다.... 그래서 그 고색창연한 원시 버너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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