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문장의 기원 / 담배를끊고 나서 / 박범신

낙동대로263 2019. 9. 25.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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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 모든 것을 알고난 후라서 인지 ....

이 사람은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초월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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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기원-담배를 끊고나서|


2019.09.24. 22:15


                                                                                


박범신(wach****)

                

                           

문장의 기원 / 담배를 끊고 나서 / 박범신


반 세기가 훨씬 넘는 긴 시간 동안의 흡연이 폐암을 불러 왔다고들 말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긴 시간 줄기 차게 솟아나온 내 문장들이야말로 모두 흡연의 자식들이기 때문이다.

좋은 문장은 긍정으로 잉태되고 사랑으로 자라는 게 아니다.

좋은 문장은 분열로 잉태되고 자학으로 자란다.

흡연은 자학의 손쉬운 한 방편이다. 그러므로 흡연은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흡연이 아니라 내가 나라고 불러온 그것에 있을 터,

나는 끝내 폐암~죽음과도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나의 꿈이 여전히 희고 푸르지 아니한가.
(폐암일기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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