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몸만 왔다 간다 / 유영호

낙동대로263 2019. 2. 2. 18:05



몸만 왔다 간다

                   --- 유영호 ---

기차를 타고 간다
고향으로 간다
몸만 간다

부모님 앞에서 웃고 있지만
마음은  제각각
집에서 뒹굴며 TV를 보고
영화관에 가며
놀이공원에 간다

봉투에 넣기조차 부끄러운 몇 푼으로
자식의 도리 다 했다며
하루밤 자고
일수 찍 듯 왔다 간다

가는 차 꽁무니에 손 흔드는 어머니
눈가에 맺힌 눈물도 못 보고
누우신 아버지 시린 등도 못 보고
먼지 풀풀 날리며 집으로 간다

고향에 왔다간다
기차를 타고
몸만 왔다 간다



# 군더더기
설 명절이 다가옵니다.

그러나 이제 설날이 명절같지 않습니다.

예전에 그 설레이던 감동도 없고 기다려지지도 않습니다.

나이 탓도 있겠지만 아마도 변한 세상탓이 클 것 같습니다.

바쁘게 돌지 않으면 뒤쳐져 버리는 세상이라 다들 바쁘게 사느라 그러겠지만 개인주의가 팽배해서 더 그런 듯 합니다.

그러니 명절에 고향가는 것조차 의무적이 되고 어쩔수 없어 가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도 가시는 고향길에 안전운전 하시고 즐거운 기억 가득 안고 오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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