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 한용운

낙동대로263 2017. 10. 14. 00:45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잠시라도 같이 있음을 기뻐하고

애처롭기까지 만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한용운(韓龍雲) 독립운동가, 시인, 승려 (1879 ~ 1944)

본명은 정옥(貞玉), 아명은 유천(裕天). 법명은 용운, 법호는 만해(萬海, 卍海). 홍성(洪城) 출생.


1926년 詩集《님의 침묵》을 내놓고 문학활동을 전개하였으며,

1935년 첫 장편소설 《흑풍(黑風)》을 《조선일보》에 연재하였고,

1937년 불교관계 항일단체인 만당사건(卍黨事件)의 배후자로 검거되었다.


그 뒤 계속하여 불교의 혁신운동과 작품활동을 계속하였다.


詩에 있어서 퇴폐적인 서정성을 배격하고 불교적인<님>을 자연으로 형상화하였으며,

은유법으로 일제에 저항하는 민족정신과 불교에 의한 중생제도를 노래하였다.


1962년 건국공로훈장 중장(지금의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됨.


주요 작품 · 저서로 《박명(薄命)》 《흑풍》, 시집 《님의 침묵》 및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 《십현담주해(十玄談註解)》 《불교대전》 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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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만해선사(萬海禪師)는 불교를 신앙하는 종교인이면서도, 詩로써 진실된 사랑의 의미를 전해준 시인이기도 하다

사실, 사랑은 그것이 깊은 것이 되어갈수록 아무 말이 필요없을 것 같다 눈빛만으로도 모든 걸 말할 수 있기에......


정말, 참된 사랑은 그런 것이라 여겨진다

모든 부끄러움과 못난 모습까지도 사랑해주는 마음,

부질없는 허망한 욕구까지도 사랑으로 품어주는 마음,

한때의 서운하고 미워했던 감정까지도 사랑으로 감싸주는 마음,

상(傷)하고 지친 영혼을 사랑으로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마음,

비운 가슴에 오직 상대방을 위한 온전(穩全)한 사랑으로 채우는 마음

그런 마음이기에 진정한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며,

우리의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정신적 가치가 되는 게 아닐까..


                           ----  안 희 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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