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새 / 천상병

낙동대로263 2016. 5. 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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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보시라.

이승에서의 삶을 ,, 죽어서 초연히 바라보고 싶어하는 시인의 마음을 ....

잠시 느껴보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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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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