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이야기

대기업사원, 공무원 출신이 카페를 ???

낙동대로263 2012. 8. 1. 22:26

 

 

 

 

[한겨레][매거진 esc] 김태정의 카페창업 미스터리

최근에 자주 들어가는 온라인 게시판에 카페 관련 글이 하나 올라왔다.  

대기업을 퇴직해 지방에서 동네 젊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카페를 창업하려 한다는 글이다.

투자비를 줄이기 위해 클래식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직접 진행하여 성공확률을 높이려 한다는 글이었다.

고품격 센스로 무장하겠다는 이야기다.

 

글 내용이나 그 이후에 추가로 게시한 글들을 근거로 판단해 보면 그분은 카페에 대한 이해가 없다.

더욱이 100여개 달린 댓글에는 수많은 우려와 걱정 어린 충고가 많았다.

그는 애써 본인 입장으로 합리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시절 조직 속에서의 성공적 업무성과에 취해 소중한 투자비를 허공에 날리려고 작심한 듯했다.

대기업이나 공무원 등 대규모 조직에서 오래 근무하신 분들은 카페를 창업하면 안 된다.

 

특히 십년 이상 대규모 조직에서 근무하던 분들은 자신의 체계적이고 빈틈없는 사업계획과 손익분석에 따라 고객이 움직일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더해 자신의 숭고한 고생과 고민에 대해 고객은 당연히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슬프게도 오랜 시간 조직과 자신을 일체화하며 지내온 세월의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고객은 당신이 왕년에 얼마나 대단하게 살아왔는지, 얼마나 치밀한 계획하에 카페를 오픈했는지 손톱만큼도 관심이 없다.

단지 3천~4천원에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를 창업해야 한다면 본인이 카페에 무지하다는 사실부터 인정하는 것이 시작이다.

카페 성공의 열쇠는 센스다.

손익이나 사업계획은 카페의 입지, 트렌드, 메뉴기획, 품질, 디자인 등을 잡아낼 수 있는 센스의 바탕 위에 당연히 준비되어야 하는 요소일 뿐이다.  서류 준비가 마치 성공의 열쇠인 양 착각하면 안 된다.

요즈음은 워낙 정보와 교통이 발달해 있어 지방이나 서울, 번화가나 주택가 사이에 고객의 수준이 별 차이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개인이 소자본으로 카페를 창업하려 하면 반드시 참고할 만한 카페가 몰려 있는 지역을 직접 방문해서 성공 카페들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서울에서는 홍대 부근, 삼청동,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과 압구정동, 강남역 등을 가봐야 한다.

부산에서는 해운대, 서면 등을 가봐야 하며 대구에서는 동성로, 중앙로 쪽으로 가면 참고할 만한 카페가 많다.

인천, 광주, 전주 등도 지역별로 카페가 몰려 있는 곳이 있으므로 공부 삼아 여러 곳을 방문해 보시기 바란다.

적어도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곳을 최소한 100군데만 다니시라. 너무 많다고 투덜대지 마라.

카페 100여곳을 벤치마킹해도 겨우 변별력이 생길까 말까다.

그 다음에 자신이 창업하려는 동네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마련되어야 한다.

카페의 성공은 센스의 업그레이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운그레이드가 더 중요하다.

동네 카페는 반드시 세련된 인테리어, 클래식하거나 앤티크한 분위기나 멋진 메뉴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

어떤 분위기가 세련된 것이며, 어느 메뉴가 유행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하지만. 동네 카페라고 절대 우습게 보면 안 된다.

당신의 경쟁상대는 수많은 사람들이 별 고민 없이 편하게 방문하고 있는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들이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강점이자 약점은 전국 어디나 모두 균일하게 표준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동네 고객들이 원하는 요소들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 동네에 맞는 맞춤형 카페를 만들어야 동네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제발 당부와 부탁을 드린다.

그 동안 오랜 시간 열심히 모아온 소중한 자금 아닌가 !

작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이 드는 사업이다.

성공을 위해 부디 아집을 버리고 자신을 돌아보자.

대기업 출신 아저씨들 !   카페는 아저씨들이 알고 있는 비즈니스 세상과 다른 곳이에요.

아저씨들은 사원증만 떼면 그냥 동네 아저씨라구요.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세요. (다음회에 계속)

글·사진 김태정( < 카페 잘할 수 있을까? >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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