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낙엽 / 안희선

낙동대로263 2019. 9. 14. 09:44



낙엽


                    安熙善


신경쇠약의 세상에서는 죽음으로 부터 사는 길 위에
표적을 세우는 행위가 초라하기만 하다 


의도적으로 눈 먼 사람들은 최후의 담화에도 별 관심이 없고
그 밖의 세인(世人)들은 물웅덩이로 질퍽한 세상에
의미도 없는 돌 던지기나, 땅 가르기에만 열중할 뿐
근심어린 삶의 주변에서 유혹의 생애를 지나 온 체험들은
더 이상 마땅한 분노가 되지 못하고
오직, 단풍 그늘 싸늘한 달빛에 아무런 말이 없다 


유일한 욕망이 몸을 떠나는 것처럼 나무 밑둥 향기 속에
자기 구원의 마지막 눈물을 흘리는 흔적들이
고통을 지나 위로받을 수 없는 인간세상의 벌판을
슬픈 모습으로 온통 뒤덮고 있어,
흘러 사라지는 생명의 울음소리 가득한 순간에
꿈처럼 대지의 흙으로 돌아가리니......

아, 그 아픈 영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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