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이야기

첫째 아이의 취직

낙동대로263 2011. 12. 19. 22:01

 

 

 

 

이 아이가 어릴 때에 난 그야말로 반 정신없이 산다고 뭘 어떻게 해 주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세월만 보냈었다.

 

그 아이가 자랐다....  

대학을 가더니 집에서 나가 살겠다고 했다. 

학교 앞에 원룸을 얻고는 뭘 하는지 소식도 없이 뭔가에 나름대로 집중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효성중공업의 산학 협동 장학생이 되었다....  거 참 .... 뭔가 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  싶었다.

졸업을 앞두고 삼성중공업 공채에 합격했다고 한다....  거 참 .... 뭔지 잘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울산 현대자동차 공채에 합격했다고 한다.... 거 참 .... 나보다는 나은가 보다 싶었다.

아이는 정년퇴직까지 일 할수 있는 현대에 가겠단다 .

 

현대자동차는 어려워서 안될 줄로만 알았는데 .... 

이 사실을 접한 아이의 할머니는 그냥 북받치는 눈물 때문에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아이의 가정사와 가정의 꼬라지 등등을 생각한다면 ,,,  할머니가 울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할머니는 날보고 말한다.

아이 부끄럽지 않게 너도 처신을 잘하란다 ...   이거 참 ....  내가 뭘 어쨌다고 처신을 잘하라는지 ....

뭐 ...  아이 좋은 직장 잡은 덕분에 내가 들어야 할 할머니의 넋두리라면 듣지 뭐 ....

 

아무튼 ,,,   별 탈이 없다면 첫째는 그럭저럭 살아갈 것 같다.

 

나로서는 큰 짐을 벗은 기분이다.... 

뭐라고 말하기 힘든 옛날의 온갖 가슴아픈 일들이 머리 속에서 돌고 돌면서 지나간다.

참으로 내 가정사 중, 가장 암담했던 시기의 여러가지 상처, 분노, 원망, 저주 등등이 머리 속을 휘감고 지나간다.

 

할머니에게 전화를 했단다 ...   아이 엄마라는 년이 ....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했단다.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인간이 절대로 아니지 ... 

염치도 없고 싸가지 조차도 없는 년 ... 아직도 똑 같구나.

 

가장 어려운 시기에 나를 파괴하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했던 그 파렴치한 인간이 이제 와서 뭐라고 ???

한 밤중에 두 아이를 내팽개치고 없어져서 아침에 출근을 할 수가 없었던 기막힌 시간들 ....

두 아이에 대한 엄마인지 의심케 하는 방관과 정신적 학대 ...

지 멋대로의 생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해 버리는 시건방진 행동 ...

그 행동들에 대한 무책임과 오히려 나에게 해결하라는 몰염치 ....

나만 보면 날카로운 목소리로 짖어대는 내 부모형제에 대한 끊임없는 쌍욕들 ....

 

아 ...   하나하나 열거하면 내 마음이 나빠지지 ...  

어떻게 그런 인간의 뱃속에서 저런 아이가 태어났을까 .... 

그야말로 창피한 일이다.  정말이지 창피한 일이다...   너무도 창피한 일이다......  미치도록 창피한 일이다.

망할 년아 ...  내가 너 보다는 오래 살아야 내가 안심하고 죽겠다.

 

 

첫째여 ,,,  사회 생활 잘하고, 내가 알기로는 성공보다는 행복이 우선이더라 ...  그걸 너도 알면 좋으련만 ...  

믿는 구석이 있다면 ,,,  너는 나보다는 나은 놈 이라는 것이고 ,,,

그래서 나보다는 먼저 그걸 깨닫지 싶구나 ...

부탁이 있다면 너 엄마와의 관계는 아예 끊어버리는 것이 나을 것이지만,

너는 내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를것이다...   그게 유일한 걱정거리이다

 

그게 내가, 너 어미보다 오래 살아야 할 이유란다

난 그렇게 할 것이다...  너희를 위해서 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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