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생존방법

재난이 일상화 된 시대의 생존방법

낙동대로263 2020. 4. 23. 17:37


좋은 글이 있어서 옮겨 왔습니다.


재난 시대의 일과 기술에 대한 질문

재난학은 의외로 뜨거운 주제다.
 '재난 연구(Disaster Study)를 키워드로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4억5천만 건의 결과가 나온다. 

예측,대처,원인,피해,영향,복구,관리,재난 생존기술 등 다루는 주제도 다양하고 방대하다. 
자칫 잘 못 너무 깊게 이 방대한 재난 연구의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며
 '재난 시대의 기술과 일'은 무엇일까 질문에 집중하고 있다. 

자료를 찾아볼수록 재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재난에 대한 질문은 갈래를 친다. 
재난에 대한 많은 질문들이 ‘재난 시대의 일과 기술’이란 질문과  무관하지 않으니 멈출 수 없다. 
재난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계속 질문하며 궁리할 밖에 도리가 없다. 


재난 시대

'재난 시대'라니? 재난은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비일상적 사건 아닌가? 
시대라니? 시대는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아닌가? 

공간적으로 국소적이지 않고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어떤 영향과 특징이 드러나는 기간이어야 시대라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재난의 당사자가 아닌 대다수 사람이 느끼는 재난의 시간은 
언론이 어떤 재난을 거론하는 짧은 기간일 것이다. 

반면 재난이 발생한 지역의 당사자라면 재난의 시간은 의외로 길다. 
재난이 발생하면 보통 발생-피해-복구-정상화까지 오랜 시간이 지난다.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은 재난의 규모와 피해 정도, 재난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복구에 투여할 수 있는 재난 지역 내부 자원이나 외부의 자원에 따라 
재난의 시간은 짧거나, 길어진다. 

어떤 개인은 평생 동안, 어떤 지역은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재난 이전 상태로 복구하지 못한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 지진이 일어났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집을 잃은 주민들 중 집으로 되 돌아가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다. 

호주 산불은 2019년 9월 2일부터 발화해서 2020년 2월 13일에야 진화되었다. 
화재로 소실된 호주의 자연환경과 식생을 복구하는 데는 몇 십년 아니 몇 백년이 걸릴지 모른다.

 2011년 3월 11일 14시 46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고, 쓰나미 발생 후, 
3월12일 15시 36분 원전 폭발로 이어지기까지 약 23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된 방사능 유출로 오염된 후쿠시마 지역을 원래의 상태로 복원할 때까지 
앞으로 얼마나 긴 세월이 걸릴까?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인한 피해는 아직도 복구되지 않고 진행 중이다. 
재난은 잠깐 지나가는 사건이 아니다. 
재난의 시간은 의외로 길다.


재난의 빈도와 탄력성

최근 대형 산불, 지진, 태풍, 폭설, 폭염, 가뭄, 전염병 등 각종 재난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 30년간 OECD 회원국에서 재난은 매년 약 100 건에서 300 건 이상으로 증가했다. 

재난 발생 빈도의 증가는 특정 지역에서는 재난의 복구를 영구히 어렵게 만든다.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일상과 사회 경제적 활동이 중단되거나 크게 위축되었다가 
점차 피해를 복구하며 정상으로 돌아간다. 

재난의 빈도가 커지면 아무래도 재난-피해 복구-정상화에 걸리는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확보하기 어렵다. 재난이 발생할 때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히 정상화할 수 있는 복구 역량을 재난 탄력성이라 부르는 데 재난이 너무 자주 발생하면 지역사회 또는 국가는 점차 재난 탄력성을 잃게 된다. 

특정 지역에서 재난의 빈도가 잦아지고 재난 탄력성을 잃게 되면 
재난의 시간은 길어지고 재난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재난의 빈도가 높아질수록 지역사회의 재난 탄력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원과 인력을 보존해야 한다. 

과연 그러한 자원과 인력은 무엇일까? 
그들의 일과 기술은 무엇일까? 

우리가 covid 19 팬데믹 기간 동안 주요 국가들에서 목격 하듯 
공공 보건과 공공 의료는 재난 탄력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였다. 

의료 분야 외에도 재난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히 복구하기 위해 필요한 일과 기술은 
공공성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직관적으로 알게 되었다. 


재난의 차별성

재난 피해의 영향은 차별적이다. 재난은 즉각적으로 각종 건축물 파괴, 농경지 손실, 통신, 
상하수도, 전력, 교통 등 기반 시스템을 파괴하고, 인명 손실과 경제적 손실을 끼친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 전반의 사회경제적 흐름을 오랜 동안 중단시킨다. 
이러한 재난의 피해는 국가, 지방, 도시, 지역 사회, 사회 경제적 계층, 
심지어 성별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난다. 

대개 부유한 국가 보다는 제 3세계 가난한 나라, 도시 보다는 농촌에 더 큰 피해를 남긴다. 
가난한 국가나 농촌 지역의 경우 대다수 생계를 자연자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인데, 
자연재해는 생계기반인 농토나 산림을 파괴한다. 

부유한 국가나 도시는 농산어촌에 비해 
자연재해에 대해 대처하고 복구할 수 있는 물리적 인프라가 잘 갖춰있다. 

복구에 동원할 수 있는 각종 재난 관리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피해는 최소화되고 복구는 빠르다. 

도시민은 최근 딜레마에 빠졌다. 
도시는 분명 비도시 지역에 비해 대부분의 자연재해에 대비가 잘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어나는 각종 기후 재난의 근본적 원인이 
도시 문명을 지탱하는 거대한 산업적 활동에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나 대기오염으로 인한 문제는 
도시에서 더욱 큰 피해를 일으키고, 글로벌 경제를 멈추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간단히 도시를 떠나 농촌이나 산악지역으로 간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최근 홍수, 태풍, 냉해, 폭염, 산불,가뭄 피해는 
비도시 지역에서 더욱 크게 발생하고 있고, 재난 관리 자원은 부족하다. 
재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물리적, 사회경제적 인프라 역시 도시에 비해 미흡하다. 

도시에서도 농촌에서도 피할 수 없게 된 자연 재해의 피해는 
보통 남성 보다는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친다. 
또한 부자 보다는 가난한 사람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힌다. 

만약 우리가 재난 시대에 필요한 기술과 일은 무엇일까 질문을 한다면 좀 더 깊어져야 한다. 
재난의 피해와 영향이 큰 나라, 지역, 계층, 연령, 여성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복구를 도우며, 
삶을 정상화하는 데 요구되는 일과 기술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 

종종 재난은 가난한 사람들을 또는 중산층까지도 더 깊은 빈곤 상태로 몰아 넣는다. 
빈곤은 인간다운 삶에 필요한 필수 재화와 서비스, 기회가 박탈된 상태를 말한다. 

재난 시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의 빈곤 상황으로 빠지지 않도록 
필수 재화와 서비스, 삶의 질을 높일 기회를 제공하고,
일상의 삶을 복원하는 일과 기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우리의 삶을 복원하지 못한다 해도 
재난의 시기 동안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일과 기술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 


재난의 범위와 경제적 붕괴

Covid 19 팬데믹처럼 전국적,전지구적으로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지역과 안전지역의 구별이 없어지고 안전한 외부지역으로부터 복구 자원의 동원이 어려워진다. 

지금 우리가 지켜보고 있듯이 전국적, 전지구적 사회경제시스템의 위축, 중단, 붕괴, 전환으로 이어진다. 

기후변화로 인한 천재지변이나 전염병만 재난이 아니다. 
그 결과로 이어지는 경제적 붕괴는 
더 파괴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재난이자 근본적 변화의 계기다. 

17세기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거의 반이었던 2천~3천만 명이 전염병으로 죽고, 
농노 부족으로 파산하는 지주가 늘어났다. 
영주들은 농사보다는 노동력이 덜 드는 목축업으로 바꾸면서 엔클로우저 운동을 일으켰다. 

농민들은 농토에서 쫓겨났고, 경작을 포기하는 버려진 마을이 늘어났다. 
봉건적 사회체제가 붕괴되며 자원을 외부에서 조달하기 위해 
중상업의 시대, 대항해, 식민주의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1929년 10월24일 뉴욕발 세계 대공항이 시작되었다. 
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생산은 중단되고 실직자들이 늘어났다.
 1933년 미국에서 1.300만 명이 실직자였고, 미국 국민 4명 중 1명이 실직자였다.

미국은 수요를 늘이기 위해 파탄난 자유방임주의적 자본주의를 폐기하고 수정 자본주의를 시도했다. 
국가가 대규모 공공사업을 일으켜 일자리를 만들었고, 독점기업의 활동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전세계 주요 국가들은 국가주의적 개입에 의해 대공항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경제학자도 사회학자도 아닌 나로선 코로나 이후 세계에 대해 알 수 없지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Covid 19 팬데믹의 영향은 1차 세계 대공항에 버금갈 것이라 말한다. 

문제는 지금부터라 말한다. 
필자부터 2월부터 모든 강의와 워크숍 일정이 유보되거나 취소되었다. 
일정표는 텅 비었다.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실업과 폐업 위기에 놓여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모두 겪은 필자로선 
실직했던 경험과 직장에 다니면서도 6달 째 월급을 받지 못했던 기억이 떠 올라 아찔하다. 

아직 끝나지도 않은 코로나19가 가을에 다시 재확산될 수도 있다니? 
기후위기로 인한 다른 각종 재해 외에도 
앞으로 코로나 같은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자주 확산될 수 있다니?

 코로나 이후 세계는 극심한 정치경제적 변동과 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측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분히 '재난 시대'라 말 할만 하다. 
도저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이 비현실적인 새로운 현실의 초입에서 
여전히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일과 기술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1차 세계대공황 시기 
사람들은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을까? 어떤 일을 했을까? 
어떤 기술이 생존에 도움이 되었을까? 자료를 조사해봤다. 

한마디로 당시 서민들은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워낙 실직자가 많았던 터라 작은 푼돈이라도 벌 수 있다면 귀천을 가리지 않았다. 
가족 모두가 나서서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임금은 돈이 아니라 물건이나 식료품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많았다. 
자급자족적 기술은 필수였다. 
특히 재활용, 수선 수리와 관련된 기술이 중요했다. 
헌옷 수선, 수리, 중고품 재활용은 일반적이었다. 

월세를 내지 못하고 쫓겨난 사람들은 노숙하거나 자동차에서 살거나, 
버려진 빈집을 고쳐 살거나, 대주택의 공간을 분할해서 여러 가구가 함께 살아야 했다. 

당연히 집수리와 관련된 목공, 배관 등 기술이 필요했다. 
석유 대신 장작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했다. 
외식을 하기 보다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텃밭을 가꾸었다. 
정원이 있고 소나 닭을 직접 키우는 사람들은 형편이 나았다. 
사냥을 하거나 직접 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증가했다. 

Covid 19 팬데믹 이후 세계 대공황 그 이상의 경기 침체가 전망되고 있다. 
물론 그때와 달리 실업급여, 기본재난소득 등 각종 사회적 보장이 최악의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우리는 세계 대공황기를 버텨낸 사람들에 비해 
충분한 자급 생산의 공간과 자급의 기술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비자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분명 다른 조건과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가 1차 세계대공황기의 사람들과 다르게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살아갈 때 필요한 일과 기술은 무엇일까? 여전히 질문은 계속된다.


생존 그 이상의 기술

재난의 시기에는 개인적 생존 그 이상의 기술이 필요하다. 
개인적 생존기술은 급박한 재난상황에 단기적으로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 생존기술은 정상적이고 사회적인 삶의 복원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재난 피해를 축소하고, 복구하기 위해 사회적 재난관리와 관련된 일자리와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재난 상황이 지속되는 재난의 시기에 필요한 삶의 기술과 일은 또한 어떤 것인지 알아두어야 한다.  


1. 재난 상황에서 개인적 생존기술 

재난 생존기술은 성상원, 전명윤이 쓴 ‘우리집 생존 백과사전’이란 부제를 갖고 있는 [거의 모든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이나 ‘도심형 재난에서 내 가족 지켜내기’를 부제로 갖고 있는 [재난 시대 생존법]과 같은 책에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런 류의 책은 부지기수다. 생존 기술은 인터넷만 뒤져도 쉽게 찾을 수 있다. 

- 긴급 피난처(Shelter) 구축 능력
(자연 재난으로 주택이 파괴되거나 명백한 위험을 피해 피난할 임시거처가 필요하다.)

- 식물 재배, 식물 채취, 사냥, 낚시, 비전력 식품 저장 보관, 비상 요리법
(정상적인 식료품 유통 체계가 붕괴되어 식료품 수급이 주요 이슈가 되고,  단전으로 가전제품 사용이  불가능하다.)

- 깨끗한 식수 확보 기술과 정수
(지진이나 홍수는 쉽게 상하수도 체계를 붕괴시키고, 지역 식수원을 오염시킨다. 빗물 저장, 안개 포집, 각종 정수 기술이 필요하다) 

- 옷을 수선하거나 옷을 만드는 기술
(긴급히 피난할 경우 충분한 의류와 취침 도구를 챙기지 못한다.)

- 피난 상황에서 위생 유지
(상하수도의 파괴, 야외 피난 생활, 각종 오염으로 각종 질병이 증가할 수 있다.) 

- 자가응급치료와 조치 
(재난 시기 각종 질병이 증가할 수 있고, 의료 시스템이 붕괴된다. 응급처치, 대안의료, 전통요법 긴급 대체 방법이 필요하다.)

- 피난 상황에서 긴급 난방 또는 대체 난방
(전기, 석유, 가스 등 현대적 에너지 공급체계가 붕괴된다. 태양광, 화목 난방 등 자연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 범죄로부터 자기 방어 (아노미 상황에서 각종 범죄가 발생할 수 있고, 최소한의 자기 방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 심리적 안정 유지 
(재난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 상태에서 벗어나 생존 복구 모드 또는 새로운 일상모드로 전환이 필요하다.)
- 자연재해 별 특성에 맞는 대처 지식과 기술 
(태풍, 홍수, 태풍, 지진, 산불, 가뭄, 냉해, 전염병 등 전염병 유형별 대처 방식이 달라진다. 사전에 기본적인 재해 대처 방식을 알아두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 방향 파악 능력 
(통신망이 파괴될 경우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없다.)


2. 피해 대처, 복구와 관련된 재난관리 기술과 일자리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찰, 적십자 대원, 소방관, 응급구조대원, 의료인력, 군인 등이 
최초로 긴급 대응한 후에도 재난 복구를 위한 여러 분야의 인력 수요가 
상황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증가한다. 

재난 발생 후에도 재난 피해를 당한 이들을 위한 복지, 의료 서비스 제공, 트라우마에 대한 심리치료, 
아동 특별 보호, 피해 복구에 드는 금융 상담 인력 등이 필요하다. 
이외에 의외의 분야에서 다양한 인력 수요가 증가한다.
 
첫 번째는 숙박업과 관련된 일이다. 

재난으로 주택이 파손된 사람들은 공공 임시 피난처로 대피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호텔, 모텔,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업소를 이용한다. 따라서 각 숙박업소의 룸 관리, 요리사, 청소 등 단기적으로 많은 인력이 필요해진다. 이번 코로나 때는 격리숙소의 확보와 유지관리를 위한 인력 수요 증가했다.

두 번째 위험물 감시요원이 필요하다. 

지진, 화재, 홍수, 태풍으로 파손된 건물이나 피해지역을 조사 관찰하고 입출입을 통제할 인력이 필요하다. 자칫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 사건에는 확진자가 위험요인이 되었고, 이를 파악하기 위한 검진, 격리, 관찰, 치료와 관련한 단기 채용 인력이 증가했다. 

세 번째 자연재해로 하천, 대기 등에 독성 유해물질이 유출될 수 있다. 
이렇게 유출된 유해물을 처리할 전문요원들이 필요하다. 

전문장비와 전문지식을 갖춘 요원 뿐 아니라 이들을 보조할 인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다. 코로나 유행 기간에는 의료폐기물은 독성유해물질에 해당하는 물건으로 수거하여 처리, 소각에 신중을 기했다. 이와 관련한 인력 수요가 증가했다. 또한 방역 인력이 급격히 증가했다.

네 번째 식료품 공급 및 운송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다. 

재난 지역 내부의 식료품 유통 체계가 작동하지 않거나, 일반인들의 이동이 제한될 수 있다. 외부로부터 식료품 등 생필품의 운송, 전달 인력이 수요가 증가한다. 

다섯 번째 콜센터 요원의 긴급 충원이 필요하다. 

재난 시에는 긴급 재난 구호 및 복구 등 각종 전화 상담이 쇄도하게 된다. 
이번 코로나 대확산 기간 중에도 마찬가지였다. 
 
여섯 번째 재난 복구와 관련한 노동 수요가 증가한다. 
특히 피해물의 철거와 복구를 위한 건설 분야의 중장비 운전사, 트럭 운전사, 배관, 전기공, 목공 등 
건축 분야 기술자들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복구를 위해 일본 각지는 물론 한국의 건축 노동자들까지 투여 되었다. 
지역 내 이러한 인력들이 부족할 경우 복구는 지연된다. 


‘재난 시대의 일과 기술’이란 주제로 재난 생존기술과 재난관리 기술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생각하며 불쑥불쑥 떠 오르는 다양한 질문들을 정리해보았다. 

이것으로 충분치 않다.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자연재해를 일으키는 기후변화의 근본적 원인이 
세계화된 자본주의와 산업기술문명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재난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은 이제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다. 

만약 지금 우리가 재난의 시대 일과 기술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질문을 계속한다면 
그 질문은 단지 재난에 멈추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보다 안전하게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려 한다면 어떤 기술과 일이 필요할지?,
그리고 어떻게 이 사회를 새롭게 조직하고, 우리의 산업기술문명을 어떻게 생태적으로 전환해나갈 지? 질문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 


Play AT 생활기술과놀이멋짓 연구소장 김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