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살 동물학자의 호소 "인류 종말 임박했다"
데이비드 애튼버러, 유엔기후변화 총회 개막식서 연설
"기후 문제 해결 못하면 문명 붕괴..지도자들 지금 행동해야"
197개국 대표단, 파리협정 이행 방안 논의
“인류 문명 붕괴와 생태계 멸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동물학자인 데이비드 애튼버러(92)의 경고가 유엔기후변화총회 개막식장에 울려퍼졌다. 노학자의 호소에 197개국 대표단이 앉은 방청석이 숙연해졌다. 그는 50년간 유명 다큐멘터리 영화 <지구의 삶>, <식물들의 세계> 등의 해설을 맡은 인물로 영국에서 많은 훈장과 기사 작위를 받았다.
애튼버러는 “수천년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위협에 직면했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인류가 창조한 문명이 자연세계와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 세계인들은 여러분이 지금 행동하길 원한다. 인류 문명의 영속 여부가 여기에 있는 지도자들 손에 달렸다”고 호소했다.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가 3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개막했다. 14일까지 열리는 총회는 2020년에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신해 2015년에 체결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세부 이행 규칙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교토의정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했다면, 파리협약은 모든 서명국에 감축 의무를 부과하는 체제다. 파리협약은 산업화 직전 수준을 기준으로 평균기온 상승 폭이 2도가 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파리협약 이행을 위한 세부 규칙 마련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개막식에서부터 석탄·석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입장 차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총회 개최국인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세계 지도자들이 2015년에 합의한 계획을 이행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카토비체에서 파리협약 이행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에너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우리의 (석탄) 자원을 이용하는 것은 기후 보호에 배치되지 않는다”며 석탄산업을 옹호했다. 폴란드는 에너지의 80%를 석탄에 의존하며, 총회가 열린 카토비체는 석탄산업 중심 도시다. 석탄산업이 발전한 오스트레일리아와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핵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이견을 표출하고 있다.
주요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 파리협약으로 감축 의무를 부여받을 개도국들의 비협조도 걸림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지난해 7월 “미국에 불리한 조항을 담고 있다”며 파리협약을 탈퇴했다. 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도 극우 대통령 당선 후 온난화 대처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며 내년 유엔기후변화총회 개최 취소를 선언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재난- 실제사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쪽에서 본 임진왜란과 이순신 (0) | 2018.12.19 |
---|---|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0) | 2018.12.18 |
절대로 자동차 밖으로 몸 내밀지 마세요 (0) | 2018.11.02 |
고속도로 조심 .. 또 조심 !!!! (0) | 2018.10.21 |
감전사고 조심 !! 또 조심 !!! (0) | 2018.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