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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
난 내 삶을 살면서 무엇을 배웠나를 피드백하기도 한다만 ...
류시화가 적은 이 글만큼 집약되고 요약되고 함축된 글은 잘 없더라 ..
류시화는 어떻게 이런 재능을 타고 났을까 ? 하는 부러움도 있다.
조금은 처연하달까 ? 허망함과 초연함이 묻어나고, 해탈의 문턱에서 쓴 듯한 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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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 출처 : 류시화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서문 (1994년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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