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이야기

등산을 해야 하는 이유

낙동대로263 2015. 9. 10. 21:36

 

 

 

산업혁명 이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자연과 문명의 충돌이라 할 수 있다.

그 사이에서 우리는 원하건 원하지 않건 자연과 문명 중에 하나를 선택을 해야 한다.

어느 개인의 선택은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하지만 그 선택이 모아지고 시간이 흐르면 삶의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결과를 초래한다.

21세기 우리의 삶은 끝없는 안락의 추구이다.

문명의 혜택으로 쾌적한 집과 편리한 자동차로 직장으로 이동하고 주말이면 영화관을 가거나 컴퓨터와 가전제품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1년에 몇번 산에 가거나 여행을 통해 자연을 찾기도 하지만 그래도 도시생활의 편안함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는 두 가지 중 문명을 선택한 것이다.

 

자연에서 나와 자연으로 돌아갈 인간이지만 우리의 삶은 반(反)자연이요, 친(親)문명이다.

인간은 환경에 따라 진화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가 지닌 건장한 육체는 문명보다 자연에 더 적합하다.

이 시대 우리 인간의 유전인자도 분명 친자연이냐 친문명이냐의 기로에 서 있을 것이다.

후손에게 어떤 유전인자를 물려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나는 요즈음 이런 생각을 자주한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세대는 이 지구상에 다시 출현하지 않을 희귀종이라고.

40대 중반인 나는 어릴 적 조금은 낙후된 시골에서 살았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현대 문명과 비교할 때 '조선 시대' 사람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각종 문명의 이기와 전자장비, 디지털 기기를 마음껏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우리 세대는 삶 속에 자연과 문명을 모두 갖고 있다.

 

40~50대를 기준으로 자연과 문명은 양분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세대는 이러한 양극을 모두 경험한 유일한 세대이다.

앞으로 자연과 문명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미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투모로우'라는 미국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서는 지구 환경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갑자기 빙하기가 찾아와 많은 사람이 무방비로 죽어간다. 기상이변을 예측한 연구원인 주인공은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뉴욕에 고립된 아들과 일행을 구하고 마침내 지구상에 살아남은 극소수의 인류가 된다.

그 주인공이 극한의 추위로 뒤덮힌 뉴욕으로 가기 위해 갖춘 것은 바로 등산복과 등산장비이며, 난관을 극복할 때마다 등반기술을 사용한다.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보듯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시 시민권이 아니라 바로 대자연 시민권이다.

대자연 시민권을 가장 빠르게 획득하는 방법은 산에 가는 것이다. 등산은 자연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자연이 지닌 혹독한 환경을 극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자연 시민권자의 전공 필수과목은 등산이다.

등산을 하는 민족은 유럽, 북미 그리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극동지역 사람들이다.

흑인이나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등산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등산은 그 민족 선진성의 척도가 된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다른 관점으로 보면 문명 세계 속에서 찌든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을 찾아서 산에 가는 것이다.

반면 자연과 동화된 삶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산에 갈 필요가 없다.

많은 사람들은 등산의 목적이나 이유를 쉽게 운동, 건강, 휴식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왜 산에 오르는가?"에 대한 답은 쉽게 얻을 수 없다.

왜 가는지 모른다는 얘기이다.

인간이 어떤 행위에 대한 뚜렷한 이유를 찾을 수 없을때 우리는 이것을 본능이라고 한다. 본능적으로 산을 찾고 있다는 말이다.

이제 우리는 사람을 분류할 때 산에 다니는 사람과 다니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등산을 하는 사람은 자연과 문명 중 자연을 선택한 것이다.

등산을 통해 쾌락이나 세속적인 즐거움을 얻을 수 없지만 자연이 주는 다양한 모습과 변화를 함께 하며 그 속에서 행복과 인생의 풍요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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