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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는 몸을 걸레로 만든다.

낙동대로263 2020. 12. 3. 16:29

 

몸이 걸레짝이 됐다 말해도 이들의 경고는 왜 충분치 못할까.

 

지난 11월 8일 방송된 KBS 2TV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81회에서는 데뷔 전 혹독한 다이어트를 추억하는 마마무의 모습이 그려졌다.

다이어트를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는 이들은 굶는 다이어트부터 시작해 장 청소 약, 식욕억제제 등 약에도 의존한 경험을 전했다.

솔라, 휘인 모두 빈속에 약을 복용했다가 쓰러진 적도 있었다.

 

이들의 다이어트는 전보다 사정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11월 22일 단체로 한의원을 방문한 마마무는 힘든 연습과 극한의 다이어트를 함께하며 부글부글 끓는 장, 변비 등 겪고 있는 각종 건강 문제를 토로했다.

 

다이어트로 인해 몸살을 앓는 건 패션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1

2월 2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83회에는 세계적 톱 모델 최소라가 출연해 자신의 다이어트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최소라는 좀 부어 보인다는 이유로 하루 전날 쇼 캔슬을 당했고 그 뒤로 5주 동안 물만 마시며 체중을 감량해 179㎝ 45㎏의 숫자를 만들어 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최소라 역시 다이어트로 인한 건강 문제를 겪어야 했다.

최소라는 당시 하루에 10번 넘게 쓰러지고 누가 살짝만 몸을 스쳐도 사포로 긁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며 뼈 마디마디가 전부 아팠다고 고백했다.

 

"내 몸은 지금 속이 다 걸레짝인데 그 사람들은 너무 예쁘다고 하더라.

그때 많은 감정을 느꼈다.

이게 사람 사는 건가 싶더라.

몸을 다시 되돌리는데 2년 정도가 걸렸다"는 성찰과 회의감도 뒤따랐다.

 

이처럼 스타들의 극한의 다이어트 고백은 늘 '나 이 정도까지 빼봤어요'라는 경험담과 '그런데 대신 건강을 잃었어요'라는 후회담이 세트처럼 묶여왔다.

이런 스타의 의도는 '선(善)'이었다.

자신이 해봤지만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선에 의한 경고였다.

 

그러나 10대 청소년들 사이 빠르게 번지고 있는 '프로아나(pro-ana)'(거식증에 찬성한다는 뜻) 유행을 보면 스타들의 경고는 일부 대중에게 크게 와닿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일부 대중은 미디어를 통해 전시되는 스타들의 다이어트를 '비법'만 흡수할 뿐 경고는 귀담아듣지 않았다.

 

이는 "지금은 건강해요"라고 말하는 스타들이 여전히 말랐고 여전히 다이어트 중이기에 기인하지 않을까. 무리한 다이어트는 위험하다고 말하는 현재 스타의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극한의 마름은 갖고도 여전히 건재할 수도 있음을 증명했다. 마른 몸으로 가진 커리어를 두른 채 하는 경고는 일부 어린 대중들에겐 크게 와닿지 못했다.

 

33 반에서 44 사이즈를 입는 아이돌과 거식증에 걸리는 모델계 병폐는 늘 대중들 사이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문제였다. 하지만 아이돌과 모델들은 여전히 말랐고 여전히 다이어트를 한다. 그리고 미디어는 이들을 아름답게 전시한다.

 

소수가 아무리 경고를 한들 미디어가 바뀌지 않는 한 그 무엇도 바뀔 수 없다.

오히려 폐단은 그 작은 사회를 벗어나 대중들에게도 번질 뿐이다.

 

미디어의 내용을 분별 있게 흡수하지 못하는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해서라도, '선(善)'의 경고가 유효하기 위해 무엇이 우선시 돼야 하는지 미디어와 시청자의 충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