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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카스트로, 천안함에 대해 정확히 무슨 말을 했나?

낙동대로263 2020. 4. 19. 17:19


 

카스트로, 천안함에 대해 정확히 무슨 말을 했나?

 

 


[번역] 카스트로의 천안함 관련 기고글 전문

 

10.06.15 16:30l  최종 업데이트 10.06.15 16:30l

 


천안함 침몰의 진위에 대해 수많은 말들이 오고 가는 가운데, 지난 6월 3일 전(前)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인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그란마>에 기고를 통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카스트로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은 국내에서도 몇몇 신문들의 단신 보도로 화제가 되었지만, 그 전문이 공개적으로 번역되어 소개된 적은 없기 때문에 이번에 번역을 해서 옮겨봅니다. <그란마> 영문판 홈페이지에 올라온 카스트로의 글을 번역했음을 알립니다.  (☞ 원문 보기 )


 


제국과 거짓말

 

나는 이란과 북한에 관해 두 개의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 글들은 핵무기와 관련해서 임박한 전쟁 위험을 설명하는 글이다. 게다가 북한의 경우는,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 제안한 해법에 대해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면 문제가 풀렸을 것이라는 나의 견해를 얘기했다. 이란의 경우는, 이스라엘의 극단적인 행동 때문에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좌우된다. 이스라엘은 미국 덕분에 핵보유국이 되어서 그 어떤 강대국의 제재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1953년 6월, 미국이 자국의 이익과 동맹국인 영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슬람 혁명을 무너뜨리고 모함마드 레자 팔레비 왕을 옹립했을 때, 이스라엘은 작은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처럼 팔레스타인 지역 대부분, 그리고 시리아의 일부, 인근 요르단 지역을 차지하고 있지 못했다. 그 지역은 당시 아랍군단이 방어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랍군단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현재 핵탄두를 장착한 수백기의 로켓이 미국이 제공하는 최신식 항공기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아랍국가이건 아니건, 무슬림이건 아니건, 목표물의 수 미터 안에 떨어질 수 있는 이스라엘 미사일의 행동반경 안에 들어가는 역내 모든 나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그러니까 5월 30일, 내가 '제국과 마약'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기고한 그때에, 수천 년 동안 자신들의 고향이었던 땅의 좁은 지역에 갇힌 150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서 식량, 의약품 등을 싣고 가던 구호선에 잔인한 공격이 일어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거리, 여가, 공부, 가족문제 등 먹고 살기 위해 필수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이 행성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볼 여유가 없다. 짐짓 고상한 척하며, 다른 누군가가 우리를 둘러싼 곤란한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도처에 깔렸다. 그런 사람들은 기뻐하며 웃을 여유가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현실들을 침착하게 관찰할 특권을 가진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보며 안도감을 느낀다.

 

  

"천안함에 대한 공격은 북한이 한 것처럼 보이려는 위장공격"

 
정말 이상한 조작극이 있다. 북한이, 첨단기술로 설계되고 광대역 소나 시스템과 수중 음파 탐지기를 보유한 남한의 천안함을 남한 쪽 해역에서 침몰시켰다고 한다. 북한은 이런 끔찍한 짓을 해서 남한 해군 40명이 사망하고 많은 이들이 부상당했다고 비난을 받았다.

 

내가 이 문제를 풀기는 어렵다. 한편으로는, 아무리 막강한 권한이 있더라도, 그 어떤 정부가 공식 지휘체계를 통해 국적선을 어뢰로 침몰시키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는 단 한순간도 김정일이 그런 명령을 내렸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

 

나는 결론을 내릴만한 판단근거들이 부족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중국이 안보리에서 대북제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른 한편으로, 나는 미국이 통제불능의 이스라엘 정부 때문에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6월 1일 저녁 늦게,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밤 10시 30분, 나는 베네수엘라 TV의 유명 프로그램인 "보고서"의 앵커 월터 마르티네즈의 예리한 분석 내용을 들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미국이 남한과 북한 각각에게 서로를 의심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본의 새 지도자가 여론을 등에 업고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데, 미국이 이 문제를 풀기위해 일을 벌였다는 것이다. 하토야마의 민주당은 선거에서 엄청난 지지를 얻었는데, 그것은 선진국이자 부자나라가 된 일본에 65년이 넘도록 주둔하면서 마치 일본의 심장부를 단검처럼 겨누고 있는 미군기지를 철수시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 <글로벌 리서치>를 통해서 알려진 정말 놀라운 정보들이 있다. 워싱턴 DC에서 일하는 탐사 보도 기자 웨인 매드센이 쓴 글 덕분이다. 그는 소식통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렸다.

 

"오키나와 해군기지 이전 못하도록 미군이 관여"

 

그 정보들에 따르면, 그는 다음과 주장했다. "남한 해군 대잠함인 천안함에 대한 공격은 북한이 한 것처럼 보이려는 위장공격으로 의심된다."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려는 주요한 목적 중 하나는 일본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가 오키나와 해군기지를 이전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다. 하토야마는 천안함 침몰로 조성된 긴장 때문에 오키나와에 미군기지를 그대로 유지하는 결정을 했다고 인정했다. 하토야마의 이런 결정 때문에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이전하지 않으면 연정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사회민주당 당수 후쿠시마 미즈호와의 집권 중도-좌파 연정이 무너졌다. 이는 워싱턴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천안함은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했는데, 그곳은 남한의 해안선에서 멀리 떨어진 서쪽 끝 지점이며 북한 해안선의 맞은편에 있다. 백령도는 요새화되어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배치되어 있는 북한 해안포의 사정거리 안에 있다."

 

"대잠함인 천안함은 최첨단 소나를 장착하고 있다. 게다가 광대역 수중청음기와 음파 탐지기를 구동하고 있었다. 남한의 소나와 오디오에는 어떤 어뢰나 잠수함, 소형 잠수함의 증거도 없었다. 당시 인근에는 다른 선박의 항해도 없었기 때문에 침몰 당시 바다는 고요했다."

 

"하지만, 백령도는 한미합동 군사정보기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특수부대인 네이비 실(Navy SEALS)이 이 기지를 통해 활동하고 있다. 게다가 천안함 침몰 당시 그 지역에는 한미 연합 독수리 훈련에 참가중인 네 척의 미해군함이 있었다. 의혹의 어뢰 파편의 성분 분석 결과는 그것이 독일제임을 보여준다. 네이비 실은 위장공격을 은폐하기 위해서 유럽산 어뢰 샘플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베를린은 북한 어뢰를 판매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은 이스라엘과 잠수함 및 잠수함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독수리 훈련에 참가한 USNS 살보(Salvor)가 천안함이 침몰했을 때 백령도에 가까이 있었던 것도 의문이다."

 

"살보는 미해군 소속 민간 구조함인데, 2006년 태국만(the Gulf of Thailand)에서 태국 해병대의 기뢰설치작전에 참가했었다. 천안함 침몰 당시 이 구조함에는 12명의 심해 다이버들이 있었다."

 

"급히 기차를 통해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온 북한 김정일이 결백을 주장한 것에 베이징은 만족했으며, 베이징은 천안함 침몰에서 미국 해군, 특히 살보의 역할에 관해 의혹을 가지고 있다. 의혹은 다음과 같다."

 

"미해군 소속 살보 다이버들이 기뢰를 작동 모드로 놓았다"

 

"1. 살보는 바다 밑 기뢰설치작전에 참여했다. 다시 말해서 수평으로 폭발하는 대잠기뢰를 바다 밑에 장치했다."

 

"2. 살보는 바다속 기뢰들에 대해 정기검사와 유지보수를 하고 있었는데 검사 중에 기뢰들을 작동 모드로 놓았다."

 

"3. 네이비 실의 다이버가 남한, 일본, 중국의 여론에 영향을 끼칠 비밀계획의 일환으로 천안함에 자기기뢰(magnetic mine)를 부착했다."

 

"한반도 긴장 때문에 미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이 베이징과 서울을 방문해서 다룰 다른 모든 의제들은 쉽게 묻혔다."

 


그래서 미국은 아주 쉽게 중요한 문제를 처리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이 이끄는 연합정부를 붕괴시킨 것이다. 물론 다음과 같은 비싼 대가를 치렀지만.

 

1. 동맹국 남한을 심각하게 공격했다.

2. 미국의 적인 김정일의 일처리 기술과 신속함을 돋보이게 했다.

3. 중국의 주석이 개별적인 행동을 취하고 주요 지도자를 보내 아키히토 일왕과 총리 및 일본의 주요 인사들과 대화를 하면서 중국의 지도력이 부각되었다.

 

정치 지도자들과 세계의 여론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정책들을 꿰뚫어보는 비판정신과 양심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피델 카스트로 루즈
2010년 6월 3일
오전 11시 16분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00814

 

 


이 기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은, 북한과 쿠바와의 관계다. 그리고, 최근 일어난 쿠바와 미국과의 관계를 그위에 겹쳐보면, 여러가지 모순들이 산만하게 뒤섞인다.

 

천안함사태를 둘러싼 카스트로의 진술에 대한 사실여부는 거론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당시, 쿠바는 미국이 주도하는 사태의 원인에 관한 선전을 믿지 않았다는 것이고, 북측의 소행일리가 없다는 확신을 가진 점이다. 

 

말하자면, 천안함사태에 대해 쿠바가 북측의 주장을 명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주장을 믿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쿠바와 북측의 관계는 좋다(적어도, 미국보다)고 확신할 수 있다.

 

작년에 일어난 청천강사태로 쿠바와 북측은 국제사회(미국 주도) 제재를 받았다. 이 말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로 부터, 선이든 악이든 쿠바와 북은 동지라는 것이다. 

 

올해, 9월 사상최강(최고지도자를 명시한)의 대북인권결의안이 국제사회로 부터 제기되어, 북측은 과거에 없었던 이례적인 대응을 벌인 바 있다. 총회에서의 결의안에 대한 투표가 있기 전에, 가장 북측의 입장을 지원한 것은, 중국도 러시아도 아닌 쿠바였다. 

 

그리고, 그런 쿠바와 북사이의 동지적 관계가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확인된 직후에, 쿠바는 미국과 국교수립을 위한 물꼬를 열어제쳤다. 

 

위와 같은 북-쿠바간의 관계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쿠바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은, 그 무엇보다, 이번 교섭의 움직임을 북측과 협의 내지 소통했는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북측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물어보고 싶을 것이다.

 

관계개선에 관한 소식이 오바마의 직접연설을 통해 전해졌을 때, 쿠바와 동지적 관계에 있는 중남미 지역국가들은 즉각적으로 환영의 성명을 나타냈고, 한국 정부 역시 그랬다. 반대의 소리가 나온 곳은 미국 내의 강경세력이었을 뿐, 세계는 대체적으로 거부감없이 이 격변을 무리없이 받아들인 것 같다. 

 

60여년의 제재와 압박의 실패를 인정한 오바마의 연설 내용을 보면, 누가 봐도 미국의 패배를 고하는 고백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중국, 러시아 그리고 쿠바와의 남다른 관계를 불과 두 달여전에도, 국제사회에 공공연히 보여주었던 북측의 반응은 보지 못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력에 대해, 배후에 중국의 지원을 업고 싸우고 있는 러시아와의 통화전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카리브해의 유일한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가 미국과 국교수립을 위한 결정을 단행한 것은, 오바마의 연설내용에도 불구하고, 쿠바의 전선이탈로 보일 수 밖에 없다.

 

바로 이러한 점이, 중국,러시아, 북측으로 부터의 성명이나 반응이 없는 이유가 아닐까.

 

그렇다면, 쿠바의 전선이탈을 변절로 봐야 한다면, 사실은 미국의 외교전에 중,북,러가 패배한 셈이다. 특히, 북측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북측의 침묵이 의미하는 것이, 패배를 감추기 위해서 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미국과 쿠바는 이미 1년 넘게, 물밑접촉을 해왔다. 이러한 사실을, 중북러가 모랐을 리는 결코 없을 것이다. 정마로 그랬다면, 중북러는 쿠바의 행동에 분명한 입장을 나타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것은, 용인한다는, 알고 있었다는 함의로 읽어야 상식적일 것이다. 이와같은 관점은 어쩌면 근거박약한 무대포논리로 오해받을 수 있겠으나, 미얀마가 미국과 전격수교를 했던 당시를 돌아다 보면, 명확해진다. 쇼케이스 미얀마, 이것은, 미국이 적대국가에 대한 제재해제와 국교회복을 하는 과정을 모범답안처럼 보여주고 있다고 파악하고, 본인이 만든 단어다. 

 

돌이켜 보면, 미얀마가 미국과 전격적으로 수교과정에 돌입했을 때, 물론, 지금처럼 환영하지도 않았지만,중,러,북은 그런 미얀마에 대해서, 어떠한 비난도 하지 않았고, 그 이후에도 북측의 고위급 사절들이 과거처럼 미얀마를 방문하고 있다.

 

이처럼 미얀마의 대 미국 관계 개선의 케이스는, 최근에 일어난 쿠바와 동일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미얀마가 미국과 국교를 수립한 직후부터, 한국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 졌다는 점(새마을 운동까지 보급되었고, 남측과 북측 외교진의 미얀마 방문회수가 많아졌) 이다. 쿠바의 경우에도, 수교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한국 언론들이 강조한 것이, 쿠바와 한국의 수교와 관계 개선이다. 

 

따라서, 미얀마 케이스를 기준으로 놓고 볼 때, 향후 쿠바대 남측, 쿠바대 북측의 외교관계도 미얀마처럼 남북의 교차외교국으로 진전될 것이고. 이 사례는, 가까운 장래에 해결될 이란과의 관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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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가

 

2010년의 천안함 사태의 원인을 명확하게 이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사태로 인해 가장 타격을 받은 나라는 일본일 것이다. 이 말을 이해한다면, 세월호 사태의 원인에 대해서도 어떠한 방향성을 느낄 지도 모르겠다. 

 

적은, 국가가 아니라 세력으로 보아야 제대로 파악된다. 쿠바와 전격수교를 단행한 오바마의 미국과 반대한 미국처럼, 중국에도, 일본에도 당연히 한국에도 대립하는 세력의 커넥션이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얽히고 설켜있는 세력을 국가의 이름으로 단순화시키게 되면, 오해하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