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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그동안 일본 언론에서 코로나 - 크루즈국을 다루는 모습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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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 이어 "일본의 코로나 대응 문제 (컨트롤 타워 부재)"에 대해서 적어봅니다
1. 명확한 컨트롤 타워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모든 관련 정보가 질병 관리 본부로 모이고 있습니다
매일 질병 관리 본부의 브리핑 이루어지고
브리핑 내용은 대중들에게 공개되어 누구나 브리핑, 혹은 브리핑이 정리된 기사 몇 개만 본다면
대중들도 매우 정확하게 확진자 정보 및 동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의 정보를 손쉽게 얻고 있습니다
(질병 관리 본부 및 실무자 분들, 담당 부서 및 현장에서 방역에 힘써주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누구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는 있어도 대처에 대한 불안감은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가장 큰 문제가 여기서 발생합니다
눈에 보이는 컨트롤 타워가 없습니다
일본도 후생 노동성이라는 관청이 존재하긴 합니다
언뜻 보면 후생 노동성이 현재 코로나 사태의 컨트롤 타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실제적으로는 현재 일본의 코로나 관련 대응의 컨트롤 타워가 후생 노동성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심각하게 드는 상황이라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확진자 발생하면 후생 노동성 장관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긴 합니다
(↑ 이 아저씨가 후생 노동성 장관입니다)
예를 들어 "others 신생 독립 크루즈국"
우리는 "쟤네 왜 전수 검사를 안하냐", "하선 후 격리 시켜야지'등등의 이야기를 하는데
일본 언론에서 저 장관 기자회견 내용들을 쭉 보면
"승선원 전원 검사를 검토하겠습니다"
"고령자 우선 하선 조치를 검토하겠습니다"
같은 발언을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
↑ 관방 장관인 이 사람이 나와서
"현실적으로 무리다" "비용 문제"등등을 거론하며 불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해버립니다
예를 들면
오전 10시에 후생 노동성 장관은 "전원 검사를 검토해보겠습니다"
12시에 관방 장관은 "비용과 시간적인 여건 때문에 현실적으로 무리입니다"
다시 16시에 후생 노동성 장관은 "전원 검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후생 노동성 장관 조차도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잘 모르겠다 조사 중이다."
"확인해봐야한다"
등의 답변으로 넘어갑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하다고 한 관방 장관한테 가서 물어봐도 모른다고 합니다
총리는 관련 질문에 대해 답을 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이 20여일동안 한 두번이 아니었으며
일본 정부 내에서도조차 코로나 대응 관련 해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지 못하는 것은 물론
누가 결정을 내리는지 누가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습니다
언론 및 대중도 우왕자왕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간의 정보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나
현재 일본 중앙 정부와 일본 지자체, 그리고 지자체간에도 제대로 정보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월 14일 오키나와에서 확진 판정된 환자의 경우
2월 1일 크루즈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발표 이후 오키나와 지자체는 계속 일본 중앙 정부에 관련 내용을 공유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공유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에서는 중앙 정부 담당자가 지자체에게 "확진자가 후송된 병원으로 직접 전화해서 알아보라"라는 말까지 했다는 증언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른 감염자가 확인된 지자체도 기자회견에서
"중앙 정부가 정보를 공유해주지 않는다" "정말 모르겠다"등등의 정말 말도 안되는 기자회견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자체만으로는 감염 경로 역학조사등에서 분명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정보를 컨트롤 해야하는 중앙정부는 그에 관한 노력을 하지 않는 듯 보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확진자 정보조차 주지 않는 중앙 정부"
"직접 확진자가 후송된 병원으로 전화해서 알아보라는 기관"
이번에 문제가 된 70대 택시 운전사 / 사망한 80대 장모의 경우도
한국이었다면 사망 전에 발견해서 바이러스 검사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3.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
코로나 관련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몇 년 전 한국의 메르스 사태 . 딱 그 모습을 상상하시면 쉽습니다
일본 대중들은 관련 정보를 얻기가 극히 힘든 상황입니다
"확진자가 몇명 나왔다."
"언제부터 발열이 났고 언제 입원했고 현재 치료중이다"
대중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여기서 끝이 납니다
예를 들어 몇 일 화제가 되고 있는 70대 택시 운전사, 80대 사망자 장모, 50대 대형 병원 의사등등
이 사람들의 정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알맹이가 하나도 없습니다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서울에서 택시 운전하는 70대 A씨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 판정 받았습니다
29일부터 발열이 있었고 10일부터 입원 중입니다
A씨는 1월 중순 신년 모임에 참석했고 그 모임에는 100명가량이 모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부산의 20대 직장인 B씨가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되었습니다
B씨는 1일 발열 증상이 있었으며 10일 입원하였습니다
그 사이 3일 정도 근무지에서 정상 근무하였습니다"
딱 이정도에서 끝이 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
내가 그 사람 옆집에 살고 있어도 / 같은 모임에 나갔어도 / 같은 직장이어도 / 의심 증상이 있어도
내가 밀접 접촉자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4. 매뉴얼의 나라 일본
흔히들 "일본은 매뉴얼의 나라"라고 일컬어 왔습니다
그런데 현재 상황에서는 그것이 실제인지 아닌지 의문스럽습니다
크루즈선 검역관의 감염 관련해서 후생 노동성 장관은 이렇게 합니다
'WHO 규정을 따르고 있다. 마스크와 장갑만 착용하는 통상적 대응이다. 그 룰안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어제 14일부터 크루즈선 내 승무원 진료를 위한 의료진이 파견되었는데
상식적으로 지난 10일간 적절한 의료진 파견이 안된 것이 이해가 가지 않으나
기사의 한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례적으로 크루즈선에 재해 지역 의료 지원팀 파견이 결정되었다. 한편, 그 파견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때 "일반 의사"들의 파견도 검토되었지만, 활동중인 의사가 피해를 입을 경우는 일본 의사회가 보상을 하는 재해 지역 의료 지원팀과는 달리, 일반 의사들의 경우 "무슨 일이 있을때 자기 책임이 된다"라는 규정 때문에 재검토되어, 재해지역 의료지원팀이 파견이 결정되었다"
네. 파견 의사 지원에 관한 적절한 매뉴얼 규정이 없어서 공돌리기 하다가 10일을 보내버렸습니다
이런 매뉴얼 탓하면서 일들이 정상적으로 처리 되지 않는 일들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매뉴얼화 되어있을 수는 없습니다
"매뉴얼에서 상정한 범위 이외의 일이 벌어졌을때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면 누군가는 행동을 취해야하는데
사태가 계속 하루가 달리 악화 되어가는 모습 속에서는 그런 누군가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 그간 일본 사회가 가진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뉴얼의 나라라는 일본의 매뉴얼은
"일련의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매뉴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매뉴얼"
어느쪽일까요
5. "그래도 안전하다"라고 이야기하던 언론
이전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이 됩니다
최근 1~2일을 제외하면 일본 언론은 "그래도 일본은 안전하다"로 귀결되는 방송들을 해왔습니다
불필요한 공포심을 유발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대로된 보도였을까는 분명 의문이 들긴 합니다
10여일 이전부터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위험한게 아니다"
"일본 정부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자국의 의료기관들조차 마스크나 손세정제와 같은 제품들이 재고부족으로 일주일 전부터 "발주 금지"가 된 상황에서조차
'한국의 마스크 사재기 단속'을 보며 비웃었으며
정작 확진자 관련 명확한 정보가 없음에도
'한국의 확진자 동선 공개'를 손가락질 하던 언론
대중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았던 언론
마치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 그 자체입니다
6. 이제서야 등장한 아베
최근 13~14일 사태가 심각해지기 시작하자 드디어 아베가 등장했습니다
14일 발표에서
"현장의 감염증 전문가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전문가 회의를 설치하여 대책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침이나 발열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증상에 발한이 있는 경우 우선 가까운 상담 센터로 전화 상담해달라"
"약 150억엔 정도의 추가 예산을 편성해서 적극 대처 하겠다"
그런데 정작 무엇을, 어떻게 라는게 실체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 감춰두었던 지역사회 감염은 터지기 시작했고, 여론은 슬슬 악화되어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런데 등장한 최고 책임자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네요
이미 최소 일주일 전에는 했어야할 발언들을 지금에 와서 하고 있습니다
방역관련 비용으로 지금의 150억엔과 지난주의 150억엔은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하루에 1만개씩의 진단 키트를 생산해내고 있는 반면
일본은 아직도 1천개 이내의 검체에 대해 검사만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제서야 검사 수를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감염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이제서야
우리가 일주일도 이전에 시행했던 "바이러스 검사 여부 결정 권한을 민간 의료진에게까지 확대하겠다"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3월 말까지 지금 6시간 걸리는 검사 시간을 15분으로 단축 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관련 분야 전문가가 아니라 실제 가능할지 아닐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검사수를 늘린다고 늘어난 감염 의심자를 다 검사 가능할지는 의문이 드는 상황입니다
현재 상황으로는 3월 말에 몇천만명 검사하는 것보다 지금 밀접 접촉자 몇만명 검사하고 통제하는게 더 효과적일텐데
지금까지의 일본 정부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나봅니다
지금 아베의 모습을 보면 최고 결정권자의 모습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드네요
6. 잘 비틀어진 시스템의 민낯
그간 일본이 그래도 정치 시스템이나 정치인 개개인등등은 아니겠지만
사회 시스템적으로는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나름 선진국, 잘 짜여진 나라
하지만 일본 문화, 일본 사회에 관심을 가질 수록 참 기묘한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면에서의
잘 비틀어진 관료주의 시스템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떠넘기기 위한 매뉴얼 중시 사회
비판하지 않는 언론
묵인하는 대중
이번 코로나 사태가 결과적으로 언젠가는 종식되고 안정화 되겠지요
하지만 그걸 바라보는 일본 대중들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또 우리들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참 많은 의문이 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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