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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 / 이재무

낙동대로263 2020. 2. 12. 23:34


간절

                       이재무

삶에서 '간절'이 빠져나간 뒤
사내는 갑자기 늙기 시작하였다
활어가 품은 알같이 우글거리던
그 많던 '간절'을 누가 다 먹어치웠나
'간절'이 빠져나간 뒤
몸 쉬 달아오르지 않는다
달아오르지 않으므로 절실하지 않고 절실하지 않으므로 지성을 다할 수 없다
여생을 나무토막처럼 살 수는 없는 일
사내는 '간절'을 찾아 나선다
공같이 튀는 탄력을 다시 살아야 한다



# 군더더기


옛날에 어른들이 "마음 만은 청춘이다"라는 말을 할 때마다 참 와 닫지 않는 말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몸 따로 마음 따로인 요즈음,
제가 그 말을 가끔씩 하고 있습니다.

공같이 튀는 탄력은 없을지라도 매 순간 마음만은 간절하니 아직 마음만은 20대 청춘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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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닥에서 구르는 돌들은 공통점이 있다.


돌을 주워들고 가만히 째려보면 그 돌에는 '간절함' 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그 '간절함' 이라는 글자는 각양각색의 깊이와 크기와 모양으로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가지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데 ....

그건 양각으로 새겼는가 ? 음각으로 새겼는가 ?  이다.

그 외에는 전부 너무도 다양한 방법으로 글을 새겨서 양각 음각이 딱 들어맞는 놈을 찾기가 어렵다.


양각으로 Arial 체 25호 크기 글씨체를 새긴 돌은 ,,,

음각으로 Arial 체 25호 크기 글씨체를 새긴 돌과 딱 들어맞는데 ....

이렇게 딱 들어맞는 돌을 찾기는 하늘의 별을 따는게 쉬울 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늘의 별을 따서 팔면 돈이나 벌지... 

돌에 새긴 글자 맞춰서는 돈도 안 되는데에도 불구하고 ... 영어로 in spite of 라고 하더라.

끝없이 간절함 이라는 글씨가 딱 합치하는 돌을 찾는다.


어지간히 맞아들어간다 싶으면 간절함이라는 글씨를 두 돌이 부딪히면서 서로 맞추면 될 일 같은데 말이다.


근데 그게 참 어려운가 보다...

어지간히 맞다고 생각한 두 돌이 서로 딱 맞춰보려다가 돌 자체를 깨뜨려 버리는 꼴을 수도 없이 봤으니...


부디 ...

어지간히 들어맞구만 ..  싶은 돌을 만났으면 살금살금 비벼서 간절함 이라는 그 글자를 맞춰 보시옵소서..

너무 심히 비비거나 급히 비비면 돌이 깨어지는 꼴을 보고야 말테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