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이
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
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강물을 따라 흐를 줄도 알게 되었다
강물을 따라 흘러가다가
절벽을 휘감아 돌 때가
가장 찬란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해질 무렵
아버지가 왜 강가에 지게를 내려놓고
종아리를 씻고 돌아와
내 이름을 한 번씩 불러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군더더기
보통 아버지를 비유 할 수 있는 것으로 나무를 예를 듭니다.
자식들의 버팀목이 되고 그늘이 되고 밑둥으로 남은 자리마저 편히 앉아 쉴 수 있게 의자가 되어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자식 사랑에 대한 아버지의 마음은 끝이 없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그 마음 표현이 서툴러 헛기침 소리만 내실 줄 알았던 아버지, 사랑의 표현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그냥 쓴 소리인 줄만 알았던, 가끔씩 던진 한 마디의 그 말씀들이 돌아가신 후에야 따뜻한 사랑인 줄 알게 된 지금 벚꽃이 만개해서 바람에 흩어질 이맘때면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