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시

전혜린 --- 우연

낙동대로263 2018. 4. 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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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우연이 인생을 결정하게 하기도 한다.


인간은 유리알 처럼 맑게, 또 성실하고 무관심하게 살기에는


슬픔, 나약함, 사랑, 그리움, 연민과 향수를 너무 많이 그 영혼 속에 담고 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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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家 紹介  / 전혜린 (田惠麟 1934∼1965)


수필가. 평안남도 순천(順川) 출생.

1953년 경기여자고등학교를 졸업,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하였다.

1955년 전공을 독문학으로 바꾸어 독일 뮌헨대학에 유학. 

서울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 강사를 거쳐 1964년 성균관대학교 교수를 지냄.

당 대의 천재로 알려졌음.


1965년 31세로 자살하였다.


정신의 완벽한 자유를 갈망하여 생을 불태운 총명한 지식인이라는 평가와 함께

명쾌한 문장력, 유창하고 아름다운 문체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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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린에 대해 말하자면 .....................


그녀의 짧았던 일생을 침침하게 물들인 잿빛 감성에도 불구하고,
우연에 관한 이 짤막한 글귀는 그녀가 생에 대해서 (내면적으로는)
얼마나 열정적이었던 사람이었는가를 짐작하게 해 준다.

그녀는 이상향(理想鄕)에 대한 열정이 너무 커서 그것에 도달하지 못하는,
극심한 자괴감(自愧感)에 그녀 스스로, 자기자신까지 그렇게 불살랐는지는 모르겠다.

나 개인적으로는,

모든 필연(必然)은 우연(偶然)을 가장(假裝)하고 시작한다는 입장이지만.

어쨌던 삶에 있어 우연이란 사건이 없다면, 우리네 삶은 그 얼마나 무미건조하겠는가.
 ---- 모든 것이 이미 定해진대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해 보라 ....

         아마, 그것처럼 살 맛 안 나는 일도 없을터 ----

그 우연이 주는 의외성(意外性) 하나 만으로도 우리들의 삶은 충분히 생동적이고, 매력적이다.
(물론 그 결과야 우연을 맞이하는 각자의 대처에 달린 거지만)

더욱이, 사람과의 인연에 있어서의 우연이란 ....

굳이 불가(佛家)의 연기법(緣起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의미는 더욱 각별해 진다.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은 단 하나도 없기에 .......

 심지어, 갓난 아기의 입장에서 본다면 부모와의 첫 만남도 조차 지독한 우연 아니겠는가 ?)




우리네 삶 앞에 던져지는 그 수 많은 우연 속에서,
이왕이면 그것들이 악연(惡緣)이 되기보다는 좋은 인연으로
거듭 꽃 피우길 바라는 마음 하나 내려 놓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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