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이야기

류근의 페이스북

낙동대로263 2015. 6. 15. 08:26

 

 

 

 

 

미국에 사는 고딩 3학년 소녀가 "천재소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지 불과 며칠만에 돌연 "천재소녀 거짓말"이라는 검색어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한다. 하버드와 스탠포드 동시 합격에, 스탠포드 1~2년 수업, 하버드 2~3년 수업이라는 "절묘한"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보도가 다 거짓말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 수학 천재 소녀의 출현에 열광했던 사람들은 그럴 리가 있나,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슬슬 실망과 혼란과 분노와 멘붕 상태를 오가고 있는 듯 싶다.

 

 

소녀의 거짓말이, 경쟁에 찌든 수험생이 기획한 불장난이었든 허언증이나 망상증이었든, 또는 입학 브로커의 농간이었든 이 사건은 그냥 곧 찻잔 속의 태풍처럼 사그러들 것이다. 도덕적으로 비난받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브로커의 농간일 경우)법적 처벌을 받으면 그뿐, 소녀의 거짓말로 인해 실제적으로 손해를 보거나 고통받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서둘러 인터뷰를 내보낸 언론사가 있던데, 그 또한 청취자...에게 진실하게 사과하면 될 일이다.

일이 좀 우스꽝스럽게 커졌을 뿐, 이것은 다분히 학력 지상주의 사회가 생산하고 확장시킨 "사적 거짓말"의 영역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정작 분노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언제나 "공적 거짓말"의 영역인데, 어찌 된 셈인지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그런 것에 점점 더 무감해져서 심지어는 공적 거짓말에 대해서 숙련되거나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까지 만연되고 있다.

가령 대통령 선거에서 발표되는 공약 같은 것은 "그냥" 얼마든지 지켜지지 않아도 된다는 "미친 너그러움"이 횡행한다. "나 좋은 대학 갔어요"라는 거짓말과 "내가 대통령이 되면 반값 등록금에 무상 급식에 전폭적인 복지 정책에, 일자리 00만개 창출에..." 해놓고 지키지 않는 거짓말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실제적 피해를 불러오는가. 어떤 것이 더 악의적인가.

 

작금의 메르스 사태에도 공적 거짓말의 혐의는 도처에 감지된다.

정부의 무능과 부실을 가리기 위해 행해졌던 그 무수한 혼란상과 시행 착오들,

최대 전파 병원(S재벌 계열이다)의 공개를 막기 위해 자행되었던 살인적, 비상식적 정보 차단 작태들,

이 와중에도 민심을 분열시키고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부 언론들...

 

바야흐로 말세다. 질병이 창궐하고, 가뭄으로 땅은 타들어가고, 가계 부채는 나날이 늘어나고, 사람들은 절망으로 죽어간다.

이런 화급한 때를 예견해서 일찍이 예수님도 부처님도 우리에게 늘 깨어있으라고 당부하셨다.

 

 

물고기는 24시간 두 눈을 멀쩡히 뜨고서도 언제나 낚시라는 "거짓말"에 속는다. 사람이 이러한 때를 맞아서 "붕어 대가리" 같아서야 쓰겠는가.

사람답게 생각하고, 사람답게 판단하고, 사람답게 행동하면서 살자.

모처럼 진지하게 말했더니 아가미가 답답해지고 지느러미가 뻣뻣해진다.

손이나 한 번 떠 씻으러 가자. 손씻기가 말세에 살아남는 최고의 매뉴얼이 된 시대다. 아아, 시바!